‘추가훈련 때문에 어깨 수술’ 충격적인 안우진 사태, 왜 군 복무 중 청백전에 등판했을까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5.08.11 05: 20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6)이 복귀를 앞두고 누구도 예상하기 힘든 상황에서 부상을 당하며 야구계에 충격을 줬다. 
안우진은 2018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해 KBO리그 통산 156경기(620이닝) 43승 35패 1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한 에이스다. 2022년 30경기(196이닝)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 224탈삼진을 기록하며 KBO리그 역대 한국인투수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2023년에도 24경기(150⅔이닝) 9승 7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이어갔지만 시즌 후반 팔꿈치 부상을 당해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안우진은 재활 기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며 병역을 해결했다. 오는 9월 17일 전역을 앞두고 개인 훈련과 라이브 피칭 등을 통해 컨디션을 몸상태를 끌어올렸고 최고 시속 159.7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뿌리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OSEN DB

그렇지만 상상하지 못했던 부상 소식이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안우진이 지난 2일 구단 청백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했지만 경기가 끝나고 패배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훈련을 하다가 넘어져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했고 결국 지난 7일 우측 어깨 오훼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부상 회복에는 최대 1년 정도가 소요돼 올 시즌은 물론 내년 시즌 전반기 대부분을 결장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토미 존 수술에서 회복하고 있고 아직 군 복무중인 선수가 불필요한 훈련을 받아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에 많은 팬들이 충격과 분노에 빠졌다. 이 사건의 여파로 해당 파트의 퓨처스 팀 코치가 자진사임 했지만 키움 구단은 여전히 수 많은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OSEN DB
키움 허승필 단장은 “나도 참 처음 소식을 듣고는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면서 “진짜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선수도 그렇겠지만 구단 입장에서도 정말 충격적인 일이다. 워낙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져서 많은 억측과 의혹이 나오는 것 같다. 우리 구단에서도 선수 관리에 부족함이 있었고 잘못한 부분도 있었다. 최대한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을 설명하면서 상황을 수습하려고 한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안우진은 아직 공식적으로는 키움 구단 소속 선수가 아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 중이기 때문에 팀 훈련 참가에 제약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안우진이 청백전에서 공을 던지고 추가 훈련까지 받게 된 경위에 대해 허승필 단장은 “구단에서 (안)우진이에게 훈련 스케줄이나 재활 프로그램을 준 것은 없다. 아직 우리 팀 소속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선수 개인적으로 훈련을 하고 코치나 트레이닝 파트에 보고를 하는 방식으로 재활이 진행됐다. 개인 훈련을 하다가 타자를 상대로 던지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래서 라이브피칭과 이번 청백전 등판까지 하게 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청백전 등판 역시 우진이가 타자를 상대로 던지고 싶다고 구단에 이야기를 했다”고 말한 허승필 단장은 “원래 퓨처스팀이 금요일에 단국대학교와 연습경기가 있었다. 그런데 우진이가 사회복무요원으로 아직 복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주중 경기에 나서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그래서 자체 청백전에 나서게 된 것이다. 퓨처스팀이 주말에 경기가 없어서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투수들이 있어 간략하게 4이닝 경기를 진행하기로 했고 거기에 우진이가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안우진은 올 시즌 KBO리그 마운드에 오르기 위해 의욕적으로 준비를 했다. 개인훈련 뿐만 아니라 구단을 통해 라이브 피칭과 청백전 등판을 한 것 역시 최대한 빠르게 1군 마운드에 복귀하기 위함이다. 키움 역시 이러한 안우진의 의욕에 발을 맞춰 많은 배려를 했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최악의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OSEN DB
안우진이 부상을 당한 상황에 대해 허승필 단장은 “우진이는 그날 진 팀이 추가 훈련을 한다는 것을 몰랐다고 한다. 그냥 첫 번째 투수로 던지고 아이싱을 한 뒤 집에 가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하필이면 4이닝 경기를 하다보니 우진이가 집에 가려는 타이밍에 경기가 끝났고 선수들이 모여 미팅을 하고 있으니 우진이도 그냥 미팅에 들어갔다가 추가 훈련까지 하게 된 것이다. 우진이는 처음에는 정중히 훈련을 빠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파트코치가 그냥 좋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마무리하자는 의미에서 ‘원 팀이니까 그냥 같이 하고 가자’고 이야기를 했고 우진이도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훈련을 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해당 훈련은 외야에서 펑고 타구를 받는 훈련으로 원래 투수들이 하는 유산소 훈련을 좀 더 재밌게 하기 위해 한 훈련”이라고 설명한 허승필 단장은 “부상 위험이 크지 않은 훈련이기 때문에 해당 코치도 우진이에게 그냥 함께 하자고 말했고 우진이도 훈련에 참가를 한 것”이라면서 “우진이에게 훈련을 하자고 말한 코치가 가장 힘들어했다. 구단 입장에서도 누구 하나의 잘못이라고 보기가 참 애매하다. 정말 불의의 사고이지 않나 싶다”며 안타까워 했다. 
안우진의 부상은 선수에게도 큰 충격이고 키움 구단 입장에서도 치명적인 소식이다. 특히 키움은 안우진, 김재웅, 이승호, 김성진 등 주요 투수들이 복귀하는 내년 시즌 본격적으로 다시 한 번 가을야구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허승필 단장은 “처음 부상을 당한 뒤에 우진이가 정말 크게 낙심을 했다. 지금은 마음을 많이 추스렸고 부상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며 “구단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아졌다. 1선발이 전반기 대부분을 결장할 수도 있다는 것은 외국인선수 구성을 비롯해 내년 시즌 구상을 다시 해야할 정도로 큰 변수다. 솔직히 정말 머리가 아프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안타까운 부상으로 안우진은 또 한 번 긴 재활의 시간을 보내게 됐다. 키움 역시 한 순간에 에이스를 잃었다. 올해 구단 역사상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키움이 또 하나의 큰 악재를 만난 가운데 남은 시즌과 내년 시즌 이러한 역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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