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족한데…’ 안우진, 부상자명단 등록 불가→ML 도전 2년 늦어지나, 키움도 진퇴양난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5.08.13 06: 40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6)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상으로 인해 해외진출 시기가 크게 늦어질 전망이다.
키움은 지난 2일 예상치 못한 부상 악재로 인해 에이스 안우진을 잃었다. 토미 존 수술(팔꿈치인대접합수술)에서 회복중인 안우진이 청백전 등판 이후 추가 훈련을 받다가 넘어져 어깨 부상을 당한 것이다. 안우진은 지난 7일 우측 어깨 오훼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부상 회복에는 최대 1년 정도가 소요돼 올해 시즌 아웃이 된 것은 물론 내년 시즌에도 전반기 상당 경기를 결장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2018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안우진은 KBO리그 통산 156경기(620이닝) 43승 35패 1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한 리그 대표 에이스다. 2022년 30경기(196이닝)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 224탈삼진을 기록하며 KBO리그 역대 한국인투수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2023년에도 24경기(150⅔이닝) 9승 7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이어갔지만 시즌 후반 팔꿈치 부상을 당해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OSEN DB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안우진은 재활 기간 동안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며 군 복무를 하고 있다. 오는 9월 17일 전역 예정이다. 군 복무를 하면서 개인 훈련에 전념한 안우진은 최고 시속 159.7km를 찍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키움 구단도 라이브 피칭, 청백전 등판 등을 통해 안우진이 빠르게 실전등판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안우진이 지난 2일 청백전 등판 이후 추가 훈련을 하다가 부상을 당하며 모든 계획이 어그러졌다. 당시 청백전에서는 패한 팀이 추가 훈련을 하는 벌칙이 정해져 있었는데 하필이면 안우진이 등판한 팀이 패했고 팀 분위기를 위해 함께 훈련을 하자는 파트코치의 권유에 함께 훈련에 참가했다가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OSEN DB
에이스 안우진을 잃은 것은 키움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손실이다. 키움 허승필 단장은 “처음 부상을 당한 뒤에 (안)우진이가 정말 크게 낙심을 했다. 지금은 마음을 많이 추스렸고 부상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며 “구단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아졌다. 1선발이 전반기 대부분을 결장할 수도 있다는 것은 외국인선수 구성을 비롯해 내년 시즌 구상을 다시 해야할 정도로 큰 변수다. 솔직히 정말 머리가 아프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안우진 입장에서는 올해 경기를 나서지 못하는 것이 더욱 뼈아프다. 올해 1군 등록일수 6일 이상을 채우면 정규시즌 1시즌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해 올해 1군에 6일 이상 등록되지 못한다면 포스팅 자격을 얻거나 FA 자격을 얻는데 1년이 더 소요된다는 의미다. 
허승필 단장은 “사실 우진이도 한 번 그 부분을 물어봤다. 당시에는 빨리 어디서 어떤 수술을 받는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면서도 “구단도 그 부분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구단이 등록일수를 채워주겠다고 해도 리그규약상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현재 상태에서는 구단이 우진이를 부상자 명단에 등록하고 싶다고 해도 등록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허승필 단장은 “우진이가 현재 현역선수 신분이 아니라 군보류 선수 신분이다. 부상자 명단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현역선수 신분에서 부상을 당하고 그 이후에 부상자명단 등록이 가능하다. 자세하게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우진이를 부상자 명단에 등록하는 것이 안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O 관계자 역시 “현행 규약상 부상자 명단에 등록되는 것은 현역선수로 등록된 상태에서 KBO 정규시즌 경기 또는 훈련 중에 부상을 당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현재 안우진의 상황을 보면 만약 키움 구단이 안우진을 전역 후에 현역선수로 등록하더라도 부상자 명단에 등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부상자 명단 등록 없이 그냥 1군 엔트리에 등록하고 출전을 시키지 않는 것은 가능하다. 그 부분은 키움이 판단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OSEN DB
결국 키움이 올해 안우진의 등록일수를 채워주기 위해서는 부상자명단 등록 없이 6일 동안 안우진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현재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키움은 가을야구 경쟁에서는 많이 멀어진 상태이지만 부상을 당한 선수를 오로지 등록일수만 채워주기 위해 1군에 등록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특히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크게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구단 입장에서는 매우 신중하게 이 문제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KBO리그에서 6년을 뛰면서 정규시즌은 2시즌을 채운 안우진은 올해 등록일수 6일을 채우고 내년 3월 개최되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본선 토너먼트 진출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2시즌 더 정규시즌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이 경우 안우진은 총 5시즌을 뛴 것으로 인정받아 2026년과 2027년 풀타임을 소화하고 2027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신청이 가능했다. 
하지만 안우진은 내년 WBC 출전이 좌절됐고 올해 등록일수는 물론 내년에도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내년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하고 국제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하지도 못한다면 포스팅 시점은 최대 2029시즌 종료 이후로 크게 늦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2027시즌 이후 포스팅을 노리고 있던 안우진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현재 상황에서 안우진의 포스팅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내년 시즌 145일의 등록일수를 모두 채우거나, 올해 6일 등록일수를 채우고 내년 15일 이상의 등록일수를 채우는 것이다. 그러면 내년까지 정규시즌 5시즌을 갖출 수 있고 2027년과 2028년 풀타임을 소화하면 2028시즌 종료 후 포스팅이 가능하다. 원래 계획보다는 1년 늦어지지만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불의의 부상으로 한국 최고 에이스의 커리어가 꼬여버린 것은 모든 야구팬들에게 안타까운 일이다. 당연히 에이스를 잃어버린 키움도 난처하고 타격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진퇴양난에 빠진 키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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