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존자다' 조성현 PD가 제작 과정에서 가족들이 신변보호대상자까지 됐음을 고백했다.
넷플릭스는 13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다큐멘터리 '나는 생존자다'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작품을 연출한 조성현 PD가 참석해 박혜진 아나운서의 진행 아래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생존자다'는 지난 2023년 공개돼 화제를 모았던 '나는 신이다'의 두 번째 이야기다.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네 개의 참혹한 사건 그리고 반복돼서는 안 될 그 날의 이야기를 살아남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기록한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앞서 공개된 '나는 신이다'는 스스로를 신이라 부르며 대한민국을 뒤흔든 이들의 어두운 단면, 이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들을 집중 조명해 경종을 울렸다. 두 번째 이야기인 '나는 생존자다'는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기획돼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앞으로도 반복될지 모르는 미래의 비극을 경고한다.
조성현 PD는 JMS 측으로부터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에 3건이나 휩싸이며 곤혹을 치렀다. 그만큼 제작 과정에서 고충도 있었다. 특히 그는 "시즌2를 시작할 때 아내한테 만들 계획이 없다고 생각하고 취재를 뒤에서 시작하고 만들고 있었다. 저희 집에서는 제가 만드는 걸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에 흥신소 대표라는 분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자기가 저희 뒷조사를 의뢰했고 집이 어딘지도 알고 있고 만나자고 하더라"라고 밝혀 충격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 가족들에게도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 있어서 조심해야겠다 느꼈다. 아내에게 제대로 설명언 하지 않고 경찰서를 데려갔다. 신변보호 요청을 했다. 저에 대한 게 아니라 가족이 신경 쓰여서. 그날 그 자리에서 경찰이 신변보호 대상임을 인정해줬다. 그게 긍정적인 건 아니었다"라고 털어놨다.
조성현 PD는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저희 아내가 스마트워치까지 차고 오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저에게 매우 화를 내고 일주일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회사 근처에서 지냈다. 그때 가장 미안했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가족에 대한 미안함은 지금도 있다. 첫째, 둘째가 놀이터에서 놀 때 아내가 다른 엄마들은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다칠까 볼때 나는 주변에 사람들이 오는지 신경쓰는 게 정상이냐고 하는데 할 말이 없더라. 그런 가족들의 희생을 제 일이라고 강요해야 하는 것인가 고민은 됐다"라고 고백했다.
더불어 "그럴 때마다저희 아이들이 나중에 아빠가 했던 게 의미 없지 않다고 판단해줄 거라 믿었다. 실제 저희 아이가 초1인데 아빠가 만든 걸 언제 볼 수 있냐고 물어보는데 10년 후에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해준다. 그때 저희 아들이 자기는 기억하지 못하는 고통의 순간에 대해 우리 아버지가 그런 일을 할만 했네, 보람있는 선택이라 인정해줄 거라 믿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는 생존자다'는 오는 15일 오후 4시에 공개될 예정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