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징수, 규제가 아닌 서비스로"..리브뮤직 최광호 대표가 그린 비전 [인터뷰 종합]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5.08.13 15: 52

“저작권 징수는 단속이나 형사 고발이 아니라, 이용자가 ‘기꺼이’ 쓰고 싶은 서비스가 돼야 합니다.”
리브뮤직 최광호 대표는 최근 서울 서초구 리브뮤직 사옥에서 OSEN과 만나 공연권 통합 징수 단체로서의 첫 발을 내딛으며, 국내 음악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저작권 징수·분배의 불투명성을 기술과 서비스로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리브뮤직은 HYBE, SM, YG, JYP,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음반 기획사 및 유통사가 회원으로 소속된 음콘협이 직접 설립한 사내벤처로,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음악 공연권료 통합징수단체’로 지정된 바 있다.

‘공연권료 통합징수’는 커피숍, 체력단련장 등 매장에서 음악을 사용할 경우 음악권리자에게 소정의 공연권료를 지불하여야 하는데 여러 단체로 나누어진 음악사용 계약 및 납부를 하나의 통합징수단체가 일괄적으로 관리하게 함으로써 ‘이용자 편의성’과 ‘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다. 
리브뮤직은 단순히 공연권 징수를 위한 기관이 아니다. 최 대표는 “저작권 징수와 분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인프라적 백업을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획사와 아티스트, 안무가·작사가 등 권리자 사이에는 여전히 정산과 분배를 둘러싼 갈등이 많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빅데이터 등 IT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분배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는 일일이 수기로 보고하거나, 판매량 집계도 지연되고, 일부 권리자는 아예 어떤 곡이 어디서 틀렸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우리는 이 구조를 완전히 바꾸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스트리밍·다운로드 시장은 차트와 판매량이 실시간 공개돼 투명성이 크게 개선됐다. 앨범 판매량 역시 ‘써클 차트’ 집계로 어느 정도 신뢰를 얻었다.
문제는 매장 음악 사용이다. 카페나 상점에서 어떤 곡이 언제 재생됐는지 기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하다. 최 대표는 “이 영역은 여전히 ‘블라인드 존’”이라며 “리브뮤직이 이 분야를 선도적으로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저작권 단체들은 사용료를 미납하면 형사 고발을 하는 등 강경한 방식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 방식은 시장을 위축시키고, 이용자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다.
최 대표는 ‘올인원 음악 서비스’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매장에서 사용할 음악과 공연권 징수를 패키지로 묶어 제공, 가입만 하면 별도의 절차 없이 합법적으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이용자는 ‘이 상품 하나면 저작권 문제는 끝’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고, 권리자 역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리브뮤직이 추진하는 핵심 과제 중 하나는 통합 권리자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다. 최 대표는 최근 국제음반산업협회(IFPI) 아시아 포럼에서 말레이시아 사례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말레이시아는 2012년부터 공연권 권리자 DB를 구축해, 매장 음악을 자동 인식하는 장치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카페에서 음악이 나오면 음성 인식 디바이스가 곡을 식별해 서버로 전송하는 방식이죠. 우리는 이제 막 시작하려는데, 10년 전부터 준비한 나라가 있는 겁니다.”
그는 “음악산업에서는 선두를 자부했지만, 저작권 관리 분야에서는 여전히 후발 주자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음콘협 최광호 사무총장은 협회 설립부터 현재까지 20년간 음악산업 정책과 실무를 이끌어 온 현장 전문가다. 대한민국 대중음악차트 ‘써클차트(구. 가온차트)’를 총괄기획 했으며,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음원-권리정보 통합DB 구축, 방송사용 음악 모니터링 시스템(Bromis - Broadcasting Music Identifying System), 라이브러리음악 UCI 시스템 등 음악산업 기반 시스템 개발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최 대표의 비전은 명확하다. “더 많은 사람이 기회를 얻고, 성과에 따라 공정하게 보상받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전통 매체 중심이던 시절, 매니저들이 4대 일간지와 방송국 3사만 관리하면 가수를 만들 수 있었던 구조를 떠올렸다. “이제는 틱톡이나 유튜브 숏폼에서 한 번 뜨면 바로 스타가 되는 시대입니다. IT 기술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장 질서를 무너뜨릴 위험도 있습니다. 우리는 기술과 정책을 접목해 그 균형을 잡고 싶습니다.”
리브뮤직이 그리고 있는 미래는 단순한 징수 단체가 아니다. 권리자·이용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산업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최 대표는 “징수는 ‘규제’가 아니라, 산업이 성장하기 위한 ‘인프라’가 돼야 한다”며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최 대표는 최근 국내 5개 대중음악 관련 단체가 11일 "콘텐츠 제작비 세제 혜택 대상에 음악 산업을 포함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것과 관련해서도 “영상·웹툰 분야는 국가 지원과 세제 혜택을 받는 반면, 음악산업은 지원 없이 규제만 받는 상황”이라며 “K팝이 문화강국 핵심임에도 지원 대상에서 빠진 것은 어색하고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4대 기획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획사들은 제작비 부담으로 생존이 어렵다”며 “뮤직비디오 한 편 제작에도 큰 금액이 필요한데, 중소 기획사가 경쟁하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제 혜택은 대기업보다도 중소 기획사에 더 절실하다”고 했다. 
최 대표는 끝으로 “K팝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지금, 정부와 국회가 시각을 바꿔 산업 전체의 균형 발전을 지원해야 한다”며 “중소 기획사도 글로벌 무대에 설 수 있는 ‘성장 사다리’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리브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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