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 이강인, 슈퍼컵 반전의 시작… 엔리케 “정말 미쳤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8.16 05: 15

 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PSG) 감독이 ‘결승 반전의 주인공’ 이강인(24)을 뜨겁게 끌어안았다.
PSG는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열린 2025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결승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유럽대항전 챔피언끼리 맞붙는 이 무대에서 PSG는 구단 역사상 처음, 그리고 프랑스 구단 최초로 슈퍼컵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초반 PSG는 예상 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지휘하는 토트넘은 3-5-2 전술로 강한 압박과 빠른 전환을 펼쳤다. 전반 39분, 프리킥 상황에서 미키 반 더 벤이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
반 종료 직전 쿠두스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행운이 아니었다면 PSG는 두 골 차로 끌려갈 뻔했다.
후반 3분, 또 한 번 세트피스 악몽이 펼쳐졌다. 이번엔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긴 침투 후 강력한 헤더로 득점하며 토트넘이 2-0으로 앞섰다.
돈나룸마의 결장 속에 수비 집중력이 떨어진 PSG는 흔들렸고, 토트넘의 결승 트로피가 점점 가까워지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22분, 엔리케 감독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이강인을 투입했다. 이 선택은 대성공이었다. 그는 특유의 빠른 판단과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 전개를 살렸고, 후반 40분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 한 방에 PSG 벤치와 팬들은 살아났다.
기세를 탄 PSG는 후반 추가시간 곤살로 하무스가 우스만 뎀벨레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하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로 향했다.
PSG는 첫 키커 비티냐가 실축했음에도 하무스, 뎀벨레, 이강인, 누누 멘데스가 연속 성공했다. 반면 토트넘은 반 더 벤과 마티스 텔이 실축하며 무릎을 꿇었다.
PSG의 반전 드라마는 이렇게 완성됐다. 0-2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이강인의 만회골이 기폭제였다.
경기 후 엔리케 감독은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구단 인터뷰에서 “정말 미쳤다. 우리가 이길 자격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토트넘은 많은 훈련을 했지만, 우리는 단 5번밖에 훈련하지 못했다. 그런 차이 속에서도 기적이 일어났다”며 웃었다.
이어 “하무스, 이강인, 파비안 루이스, 음바예 모두 교체로 나와 훌륭한 플레이를 했다. 특히 이강인의 골이 아니었다면 반전은 없었다”고 극찬했다.
엔리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도 “벤치에서 들어온 선수들이 모두 중요했다. 오늘 이강인은 기술뿐 아니라 팀의 사기를 끌어올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다시 한 번 언급했다.
이강인에 대한 애정 표현은 경기장에서도 이어졌다. 휘슬이 울리자마자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에게 다가가 하이파이브 후 꽉 끌어안았고,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프랑스 ‘막시 풋’은 “이강인이 아름다운 슈팅으로 PSG를 되살렸다”고, 영국 ‘BBC’는 “그의 골이 PSG에 희망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이강인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UEFA 슈퍼컵 득점과 우승을 동시에 이룬 선수가 됐다. PSG의 새 역사, 그리고 엔리케 감독의 ‘복덩이’라는 평가가 어색하지 않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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