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안동역의 약속이 아쉽게 무산됐다. ‘다큐 3일’ 재회의 이야기. 폭발물 신고로 무산된 상황에 해당 VJ도 불편한 심경을 토로한 상황. 이 만남이 다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10년 전, KBS 다큐멘터리 3일에서 탄생한 안동역의 약속이 뜻밖의 변수를 만났다. 2025년 8월 15일, 10년 만의 재회가 이뤄지기 직전 폭발물 신고가 접수돼 현장이 통제되면서 약속은 결국 무산됐다.
이 특별한 인연은 2015년 방송된 다큐 3일 – 내일로 편에서 시작됐다. 제작진은 기차 여행을 즐기는 대학생들을 취재하던 중 두 여대생을 만났다. 촬영 도중 한 학생이 “10년 뒤, 같은 코스로 다시 여행하자”고 제안했고, 다른 친구도 이에 응했다. 심지어 카메라를 들고 있던 PD에게도 “그때도 꼭 찍어주세요”라며 웃음 섞인 제안을 던졌다. PD는 “그때도 이 일을 하고 있을까요?”라며 농담을 건넸고, 세 사람은 “그럼 2025년 8월 15일, 여기서 만나요”라며 손가락까지 걸며 약속을 굳혔다.
10년이 흐른 올해, 당시 ‘안경 쓴 소녀’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이 “PD님 너무 보고 싶다. 장난처럼 한 약속이 이렇게 소중하게 느껴진다”며 SNS에 재회 의지를 남기면서 약속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불붙었다. 구 안동역은 2020년 송현동으로 이전돼 현재 복합문화예술공간 ‘모디684’로 변신했지만, 이곳을 약속의 장소로 다시 찾자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그리고 어제인 15일 오전, 구 안동역 광장에는 ‘다큐 3일’ 제작진과 시민 200여 명이 모였다. KBS는 특별판 다큐멘터리 3일 – 어바웃 타임 편성을 예고하고 현장 라이브 방송까지 준비했다. 제작진은 “당시 약속했던 두 여대생 중 한 분이 도착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그러나 오전 7시 37분, 유튜브 라이브 채팅창에 “구 안동역 광장에 폭발물을 터트리겠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경찰은 즉시 파출소, 초동대응팀,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현장을 봉쇄하고 수색에 들어갔다. 시민들은 접근이 제한됐고, 재회는 직전에서 멈춰버렸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허위 신고 가능성을 포함해 작성자를 추적 중”이라 밝혔다.
결국 2시간 50분 만에 통제는 해제됐지만, 이미 예정됐던 재회는 무산된 뒤였다. 촬영에 나섰던 VJ는 “누가 낭만폭발 신고했냐”는 글과 함께 현장 사진을 올리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네티즌들도 “10년 기다린 약속이 이렇게 무산되다니 너무 안타깝다”, “진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상황”이라며 허탈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KBS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 – 어바웃 타임은 오는 22일 금요일 오후 방송된다. 폭발물 신고라는 예상치 못한 사건 속에서 세 사람의 약속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그리고 또 다른 재회의 기회가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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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