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4)이 올여름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대신 파리 생제르맹(PSG)에 잔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 '레퀴프'는 15일(이하 한국시간) "곤살로 하무스와 이강인은 PSG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아직 PSG는 이강인의 이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적시장이 열린 뒤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은 이강인에게 그가 항상 구단 계획의 일부이며 이적은 옵션 중 하나가 아니라고 확언했다. 다만 이적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만족스러운 제안이 올 시 PSG의 입장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 PSG는 2023년 여름 이강인을 2200만 유로(약 358억 원)에 영입했다"라고 전했다.
관건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에게 얼마나 많은 기회를 주느냐다. 다행히 이강인은 지난 14일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2025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결승에서 맹활약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레퀴프도 "당연히 이강인은 더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고 싶어 한다. 수요일 경기에서 좋은 출발을 보여준 그는 적어도 이번 8월만큼은 출전 시간을 더 얻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강인은 올여름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관심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분위기다.
프랑스 'RMC 스포츠'는 최근 PSG의 이적시장을 다루며 "이강인은 좋은 제안을 받으면 팀을 떠날 수 있다. 특히 잉글랜드 클럽들이 문의해 왔다. 만약 그가 떠난다면 대체자가 영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신력 높은 파브리스 호킨스 기자가 전한 내용이다.
이유는 바로 이강인의 줄어든 입지. 그는 지난 시즌 후반기 들어 경쟁에서 급격히 밀려났고, 벤치만 지키는 시간이 들어났다. 흐비차 크바라첼리아와 데지레 두에,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측면 공격수 자리를 꿰찼고, 중원에서도 파비안 루이스-비티냐-주앙 네베스 조합이 확고한 주전이 됐다.

다재다능함을 앞세워 여러 역할을 맡았던 이강인이지만, 순식간에 상황이 달라졌다. 그는 2006년생 세니 마율루에게도 밀리면서 PSG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한 UEFA 챔피언스리그는 물론이고 지난달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도 선발 명단에서 사라졌다.
이강인 스스로도 변화를 준비하는 듯 보였다. 그는 5월 초 자신의 인스타그램 소개란에서 PSG 팀명을 삭제하며 이적 암시를 내비쳤다. 이는 과거 마요르카 시절과 유사한 모습이다. 이강인은 당시에도 인스타그램에서 구단 정보를 지운 뒤 실제로 PSG 이적이 이뤄졌다.
하지만 PSG는 이강인을 마냥 쉽게 보내줄 생각이 없는 모양새다. 이미 재계약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지만, 여전히 그를 헐값에 놓아주길 꺼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강인의 계약 기간은 2028년 여름까지이기에 PSG로서는 엔리케 감독이 좋아하는 이강인을 떠나보내줄 이유가 없다.

이강인은 14일 열린 토트넘전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그는 팀이 0-2로 끌려가던 후반 22분 교체 투입됐고, 후반 40분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만회골을 터트리며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냈다. 그 덕분에 PSG는 추가시간 하무스의 극장 동점골로 기사회생했고,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며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이강인의 벼락 같은 추격골이 아니었다면 PSG의 짜릿한 우승도 나올 수 없었다. 엔리케 감독 역시 이강인을 보자마자 꽉 끌어안으며 애정을 표현했다. 웃는 얼굴로 이강인의 머리를 연신 쓰다듬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벤치에서 나온 선수들도 매우 중요했다"라며 "오늘 하무스와 이강인, 파비안 루이스, 이브라힘 음바예 모두 훌륭한 플레이를 펼쳤다"라고 언급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UEFA 슈퍼컵 득점자와 직접 출전한 우승자가 된 이강인. 영국 'BBC'는 "교체 투입된 이강인이 PSG에 희망을 불어넣었다"라고 평가했고, 프랑스 '막시 풋'도 "이강인이 아름다운 슈팅으로 득점하며 PSG를 되살렸다"라고 극찬했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도 이강인의 활약에 주목했다. 매체는 "이강인과 하무스가 예상치 못한 영웅적인 구세주로 떠올랐다! 후반 교체 투입된 둘이 결승전의 운명을 바꿨다"라며 "이강인과 하무스의 영웅적인 활약은 두 선수의 미래가 여전히 불투명했던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영웅은 가장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나타날 수 있음을 일깨워 줬다"라고 강조했다.
이제 PSG는 더욱 이강인을 놓치지 않고 싶어 할 것으로 보인다. 엔리케 감독으로선 다재다능한 '슈퍼 조커'로 활약할 수 있는 이강인을 데리고 있다면 팀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 레퀴프에 따르면 2년 전 이강인 영입을 주도했던 캄포스 단장 역시 여전히 그에게 신뢰를 갖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이강인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번 득점을 계기로 PSG에서 다시 주전 경쟁에 불을 붙일지 혹은 얼마 남지 않은 이적시장에서 부지런히 움직일지 정해야 한다. 대부분의 유럽 리그 이적시장은 약 2주 뒤면 마감되며 이번 주말부터 시즌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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