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졌던 나영석, 유재석 번호 따려던 김태호..예능 거장이 말하는 그 시절 [핫피플]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5.08.16 15: 38

대한민국 예능을 이끄는 ‘스타 PD’ 김태호 PD와 나영석 PD가 한 테이블에 앉았다. 전성기를 이끌었던 ‘무한도전’, ‘삼시세끼’ 등을 언급하는 두 사람에게서 당시의 솔직한 태도와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는 ‘대한민국 예능계 두 거장의 정상회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김태호 PD와 나영석 PD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나영석 PD는 “이 직업을 어쩌다 보니까 하게 됐고, 겸손해서가 아니라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재능이 없지 않았겠지만 재능보다 훨씬 더 큰 운이 분명히 따라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호 PD는 “시대가 준 혜택을 우리가 본 것”이라고 공감했다.

OSEN DB

유튜브 영상 캡처
이 가운데 나영석 PD는 “아다리가 맞았다고 하지 않나.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이지 이게 내가 갖고 있는 능력만으로 온 게 아니라는 걸 너무 잘 아니까 오히려 나이 들고 해서 조심스럽다”고 말했고, “사실 10년 전쯤에는 좀 건방졌다”고 털어놨다.
당시 ‘삼시세끼’ 등을 연출하고 있었다는 나영석 PD는 “그때는 내가 원하는대로 세상이 돌아가는 줄 알았다. 그 뒤로 점점 더 알겠더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김태호 PD는 “(내가) 건방졌던 거는 MBC 퇴사 전까지라고 할 수 있다. 퇴사 하고 나니까 진짜”라며 “그때는 MBC 직원이고 후배들도 MBC 직원이니까 ‘제작비 우리가 많이 버니까 많이 써도 되겠지’, ‘PPL 많이 하는데 제작비 더 써도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다면 지금은 어느덧 10명에서 시작했던 회사에 사람이 많아지고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하다 보니까 자칫 내 잘못된 판단으로 구설수가 생기면 회사 전체에 타격이 있다 보니 겸손해지는 게 있다”고 공감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나영석 PD가 건방짐으로 솔직함을 밝혔다면, 김태호 PD는 ‘무한도전’를 맡은 솔직한 이유를 밝혀 눈길을 모았다.
김태호 PD는 “당시 ‘일밤’에서 대단한 도전‘을 할 때였는데 연출 1명, 조연출 1명이었고 조연출이 편집을 다했다. 하루는 편두통이 너무 심해 응급실 가서 진료 받았더니 뇌수막염이라더라. 척수를 뽑았는데도 편집 때문에 입원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심지어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으로 이송됐음에도 편집해야 한다는 이유로 절뚝거리면서 나오기도 했다고.
김태호 PD는 “(뇌수막염으로) 병원에 입원했는데 31살까지인 내년까지만 해보고 안 되면 직장을 옮기고자 했다. 5년은 해야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때 만난 게 ‘무한도전’이었다”라며 “사실 유재석 전화 번호 받으려고 들어갔던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 예능 PD가 다 합쳐서 200명 안 되는데 유재석은 일주일에 4~5개만 하니까 ‘저 안에 들어가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고민하다 ‘무한도전’에 들어가서 한 학기를 같이 하면 뭔가를 제안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원래는 없어지려고 했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상상원정대’ 덕분에 제게 기회가 왔다. 원래는 ‘쇼! 음악중심’에 가야 할 상황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시대적 혜택을 좀 받았다”고 설명했다. /elnino8919@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