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빕신'의 운을 끌어쓴 것일까, '바빕신'이 지독히 외면한 것일까…'8월 충격의 꼴찌' 롯데 타선 미스터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8.17 06: 20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처럼 정말 쓰레기라도 잘 주워야 하는 것일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고 충격의 8연패에 빠졌다. 맡아 놓은 것만 같았던 3위도 이제 뺏길 위기에 처했다.
롯데는 16일 사직 삼성전에서 1-4로 완패를 당했다. 8연패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선발 박세웅이 6이닝 8피안타 1볼넷 6탈삼진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타선이 5안타로 완벽하게 틀어 막혔다. 8월 부진의 주요 이유였던 타선의 부진이 이어졌다. 
팀 타율 1위 자리도 이제 LG(.272)에 내줬다. 그래도 현재 팀 타율 2할7푼으로 2위다. 8월 들어서만 무득점 경기만 5차례. 8월 기준 팀 타율은 1할9푼9리에 그치고 있다. 8월 팀 타율 2할이 되지 않는 팀은 롯데가 유일하다.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박세웅이, 방문팀 삼성은 최원태가 선발 출전했다.8연패에 빠진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8.16 / foto0307@osen.co.kr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박세웅이, 방문팀 삼성은 최원태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유강남이 2회말 1사 2루 잘맞은 타구가 좌익수 플라이로 잡히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5.08.16 / foto0307@osen.co.kr
7월까지만 해도 팀 타율 1위였던 팀이 불과 보름여 만에 이렇게 추락할 수 있을까. 지표들을 확인할 경우 어느 정도 이유는 파악할 수 있다. 롯데 타선은 올해 컨택에 집중한 팀이다. 팀 타율 상위권에 위치하면서도 팀 홈런은 독보적인 꼴찌다. 현재 팀 홈런은 55개에 불과하다. 컨택에 집중하게 되면 땅볼, 라인드라이브 타구들이 양산될 수밖에 없다. 홈런이 적으니 자연스럽게 인플레이 타구 타율, 이른 바 ‘바빕(BABIP, 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롯데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은 3할2푼3리로 높다. 이를 바탕으로 팀 타율 1위를 한동안 유지했고 다득점 경기를 통해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8월 롯데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은 2할6푼으로 뚝 떨어졌다. 거의 6푼이 하락했다. 기록 상으로는 8월 롯데 타자들의 타구에 운이 따르지 않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박세웅이, 방문팀 삼성은 최원태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유강남이 8회말 2사 1,2루 중견수 플라이볼을 치고 아쉬워하고 있다. 2025.08.16 / foto0307@osen.co.kr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갸웃하는 지점이 있고,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 타구 타율이 높다고 했지만 올해 롯데는 타구 스피드가 빠른 팀이 아니었다. 올 시즌 팀 평균 타구 스피드는 시속 136km 가량이다. 롯데 데이터팀에 의하면 개막부터 7월까지 팀 평균 타구 스피드는 시속 136.1km였다. 8월 평균은 시속 136.5km다. 8월이 약간 더 빠르다. 그러나 리그 전체적으로 보면 하위권 수준의 타구 스피드다. 빠르지 않은 타구 스피드로 높은 인플레이 타구 타율을 기록했다면 그동안 운이 많이 따랐다고 봐야 한다. 타구들이 상대 수비들을 빠져 나가면서 안타가 됐고 점수로 연결됐다. 하지만 8월 들어서는 타구 스피드에서 큰 변화는 없고 인플레이 타구 타율이 떨어졌다. 이 타구들이 수비들에게 잡히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지금의 데이터가 말해주는 8월의 지독한 타격 부진은 ’바빕신(神)’이 지독히 외면한 게 아니라, 7월까지 운을 끌어다 쓴 것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16일 사직 삼성전 역시도 롯데는 유독 많은 타구들이 삼성 야수들에게 걸리면서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잘 맞은 타구들은 야수 정면으로 향하거나 상대 호수비에 걸렸고, 빗맞은 행운의 안타성 타구들도 삼성의 야수들에게 모두 걸렸다. 
2회 1사 2루에서 유강남의 좌중간 깊은 타구가 삼성 좌익수 김헌곤 집념의 수비에 걸렸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손호영의 3-유간 타구도 3루수 김영웅의 다이빙 캐치에 걸렸다. 타구가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코스의 운조차 외면했다. 4회 2사 1,2루에서는 유강남의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정면으로 향했다. 
6회 김민성의 좌중간 뜬공 타구는 이번에도 김헌곤이 달려나와 슬라이딩 캐치를 해냈다. 7회에는 선두타자 손호영의 3루 강습 타구가 김영웅의 감각적인 캐치에 잡혔다. 8회 1사 후에는 윤동희의 우중간 타구가 박승규의 다이빙 캐치에 걸렸다.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윤성빈, 방문팀 LG는 송승기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고승민에게 타격 조언을 하고 있다. 2025.05.20 / foto0307@osen.co.kr
올해 장타 대신 컨택에 집중하는 롯데의 타격 방향성이 결국 현재 최악의 상황을 초래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이런 분위기를 반전 시키는데에는 장타 한 방이 즉효약이지만, 롯데 타선에는 이 장타를 때려낼 수 있는 타자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레이예스, 손호영 정도가 장타를 때려낼 수 있지만 그 마저도 현재 페이스라면 여의치 않다. 
당장 타격의 방향성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타선 전체가 홈런 등 장타는 아니더라도 다시 타이밍을 다잡고 강한 타구를 생산해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롯데는 8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4위 SSG에 0.5경기까지 쫓겼다. 롯데는 지금의 난국, 타선의 집단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앞길이 사실 막막해졌다.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다. 홈팀 롯데는 나균안, 방문팀 NC는 최성영이 선발 출전한다.롯데 자이언츠 나승엽이 훈련 도중 임훈 타격 코치와 얘기를 하고 있다. 2025.05.02 / foto030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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