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고함' 하주석도 오해할 만했다, 깔끔하게 사과한 신민혁 "답답해서, 좋아서 소리 질렀는데…제가 실수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8.17 04: 42

“그런 상황을 처음 겪어봐서 당황했는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투수 신민혁(26)은 16일 창원 한화전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전의를 불태웠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7일 창원 키움전에서 6이닝 10피안타(3피홈런) 1볼넷 1사구 3탈삼진 9실점(8자책)으로 데뷔 후 최악의 투구했다.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답답한 마음에 머리도 짧게 밀고 이날 한화전을 맞이했다. 4회까지 2실점으로 막았지만 신민혁은 답답한 표정을 풀지 못했다. 4회를 실점 없이 마쳤지만 볼넷 2개를 허용한 게 아쉬웠는지 덕아웃에서 고개를 숙인 채 머리를 긁적이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화 하주석이 16일 창원 NC전에서 6회 삼진을 잡고 포효한 NC 투수 신민혁에게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NC 신민혁. /NC 다이노스 제공

5회 노시환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은 신민혁은 투구수 86개로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이닝 시작 전 신민혁은 글러브로 입을 가린 채 고함을 쳤다. 스스로에게 기합을 불어넣은 것인데 타석에 들어선 한화 하주석은 이를 바라본 뒤 타임을 걸었다. 이어 6구째 체인지업으로 하주석을 헛스윙 삼진 돌려세운 신민혁은 주먹을 불끈 쥐면서 포효했다. 투구 전에 이어 두 번째 고함으로 타자 쪽을 바라본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신민혁은 포효 후 바로 뒤돌아서며 손으로 글러브를 쳤다. 하주석이 덕아웃 대신 마운드 쪽으로 걸어가며 신민혁을 불렀고,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와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NC 주장 박민우가 동기인 하주석을 진정시켰고, 신민혁도 모자를 벗어 사과의 뜻을 표했다. 큰 충돌 없이 벤치 클리어링 상황도 빠르게 정리됐다. 
신민혁은 이후 이도윤과 최재훈을 내야 땅볼 처리하며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8회 김진호가 노시환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아 선발승 요건이 날아갔지만 NC의 9-6 승리에 발판이 된 투구였다. 
경기 후 신민혁은 “머리를 밀고 처음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최근에 계속 안 좋았고, 어떻게든 이기고 싶어서 간절하게 했다”며 “(키움전에서) 그렇게 점수를 많이 준 게 오랜만이라 기억에 더 남았다. 그 경기를 통해 더 배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NC 신민혁. /NC 다이노스 제공
이어 하주석과 벤치 클리어링 상황에 대해 “(6회 이닝) 시작하기 전에 제가 소리를 질렀다. 그 전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소리를 냈다”며 “삼진을 잡고선 좋아서 소리를 지른 건데 (하주석이) 오해를 하신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 되게 죄송하고, 그런 부분에서 제가 실수를 한 것 같다”고 깔끔하게 사과했다. 
타자를 자극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최근 부진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전투적으로 경기에 임했고, 이닝을 거듭할수록 깊게 몰입했다. 5회 2사 1루에서 노시환 상대로 던진 8구째 커터를 바깥쪽으로 빼려고 한 것이 가운데 몰린 실투가 돼 홈런으로 이어진 것이 너무 아쉬웠다. 
5회를 마치고 교체될 줄 알았는데 벤치에선 신민혁에게 1이닝을 더 맡겼고, 승부욕이 더욱 불타올랐다. 그는 “5회 끝나고 바뀔 줄 알았는데 감독님과 코치님이 믿어주셨다. 거기에 보답하고 싶어 잘하려다 보니 더 소리를 지르는 상황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NC 박민우가 벤치 클리어링 과정에서 한화 하주석을 진정시키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신민혁 스스로 기합을 불어넣고, 포효한 것이지만 두 번의 고함은 하주석 입장에서 오해할 만한 부분이긴 했다. 이에 신민혁도 모자를 벗어 고개 숙였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사과의 뜻을 표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선수들도 어느 때보다 예민해지면서 신경전이 벌어졌지만 야구를 하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벤치 클리어링의 당사자가 된 것은 야구하면서 처음이었다. 신민혁은 “처음에는 저도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 (포효한 뒤) 뒤돌았는데 갑자기 (박)민우 형이 달려가더라”며 “그런 상황이 처음이라 당황했지만 민우 형이 ‘빨리 정신차리고 너 할 거 해라’고 했다. 덕분에 호흡을 가다듬고 던진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박민우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올 시즌 21경기(102⅔이닝) 5승3패 평균자책점 5.08 탈삼진 64개로 고전 중인 신민혁이지만 NC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자원이다. 2021년부터 5시즌 연속 100이닝도 돌파하며 KBO리그 70번째 기록도 세웠다. 그는 “그런 기록이 있는 줄 몰랐는데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앞으로 더 연속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스스로에게) 답답함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 다음 경기에 승리를 해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waw@osen.co.kr
NC 신민혁. /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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