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경문(67) 감독이 벤치 클리어링과 관련해 선수단에 확고한 메시지를 전했다.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야구다.
한화는 지난 16일 창원 NC전에서 6회 하주석이 상대 투수 신민혁에게 삼진을 당한 뒤 마운드로 향하며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이닝 시작 전 신민혁이 스스로에게 기합을 불어넣은 게 발단으로 삼진을 잡은 뒤 타자 쪽으로 포효하자 하주석이 발끈했다. 신민혁은 타자를 자극할 의도가 없었지만 하주석 입장에서도 두 번 고함 소리를 들었으니 오해할 만했다. 신민혁도 모자 벗어 사과했고, 벤치 클리어링 상황은 빠르게 정리됐다.
이 상황을 두고 김경문 감독은 긴 말을 하지 않았다. 17일 NC전을 앞두고 김경문 감독은 “스포츠는 스포츠답게 깨끗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맡고 있는 한 한화는 그런 팀으로 만들 거다.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야구를 선수들에게 많이 이야기하겠다”며 논란이 더는 번지지 않길 바랐다.
오해가 있긴 했지만 그라운드에서 굳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게 김경문 감독 메시지였다. 과거 두산, NC 시절에도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의 기본 자세를 중시했는데 이번 메시지를 통해 한화 선수들이 앞으로 그라운드에서 불필요한 감정 표현을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벤치 클리어리의 당사자였던 하주석은 17일 NC전에도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다. 감독 메시지는 확실히 전달됐고, 전날과 마찬가지로 선발 기회가 주어졌다.

한화는 이날 NC 우완 선발투수 김녹원을 맞아 손아섭(우익수) 루이스 리베라토(중견수) 문현빈(좌익수) 노시환(3루수) 채은성(지명타자) 안치홍(2루수) 하주석(유격수) 김태연(1루수) 이재원(포수) 순으로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이날 1군 복귀한 좌완 황준서.
김경문 감독은 “오늘 (황)준서가 마음 단단히 먹고 5회까지 잘 던져주면 좋겠다. 그렇게 안 되면 어제 안 던진 투수들이 있으니까, 상황에 따라 짧게 짧게 끊어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1번 타자 우익수로 들어간 손아섭은 한화 이적 후 처음으로 수비를 한다. 김경문 감독은 “(채)은성이가 웬만하면 표시를 안 내는데 다리가 안 좋다. 참고 뛰었는데 조금 많이 안 좋은 것 같아 지명타자로 했다. (손)아섭이도 그동안 지명타자를 했다. 한 번씩 수비를 나가야 피곤한 선수들도 지명타자를 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팀이 큰 부상 없이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