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차하다 못해 치졸' KFA 심판위원회, '오심 피해자' 무관심-'장비오류' 창의적 주장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5.08.18 13: 44

심판 판정의 잘못이 아니라 기계적 결함이라는 주장이다.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구차한 변명을 내놓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가 최근 전남 드래곤즈와 천안시티 경기에서 발생한 득점 취소 판정을 ‘오심’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정작 피해를 본 전남은 심판위원회로부터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조차 받지 못하며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전남 민준영의 득점은 비디오 판독(VAR) 끝에 무효 처리됐다. 당시 주심은 정강민의 오프사이드 개입을 지적했지만 중계 화면 어디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다. 전남 구단과 팬들이 거세게 항의했던 이유다.

심판위원회는 지난 14일 장장 6시간이 넘는 패널 회의 끝에 이 장면이 잘못된 판정임을 인정했다. 이튿날에는 VAR 장비 오류까지 확인됐다. 오프사이드 라인이 잘못 표시되면서 판정이 왜곡됐다는 것이다.
문진희 심판위원장 역시 협회 공식 영상 콘텐츠 ‘VAR ON’을 통해 이를 다시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 과정이었다. ‘희대의 오심’으로 피해를 입은 전남은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 문 위원장의 권유에 따라 구단은 절차대로 공문을 통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돌아온 건 기본적인 행정적 존중조차 없는 무성의한 답변이었다.
KFA 심판위원회는 "오심 발생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그러나 축구계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분명한 온사이드 상황이 취소된 데다, 정작 오프사이드로 지적될 만한 다른 장면들은 묻혔기 때문이다.
구단과 심판위원회 간 소통 문제도 지적된다. K리그 구단 관계자는 “공문으로 판정 설명을 요청했지만 2주가 지나도록 답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한 경기에서도 여러 장면이 논란이 될 수 있는데, 협회는 화제가 된 부분만 해명한다.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14일 패널 회의에서 무려 26경기가 다뤄졌지만 대중에 공개된 판정은 단 2건에 불과했다.
결국 구차한 변명 뿐이다. 그라운드에서는 예상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한다. 당연히 오심도 나올 수밖에 없다. 과연 어떤 창의적인 변명이 나오게 될까?  / 10bird@osen.co.kr
[사진] 쿠팡플레이 중계화면 캡처/ 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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