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괜찮은 사람’을 연출한 신소영 PD가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부터 촬영 비하인드, 섭외 과정, 시즌2 구상까지 속내를 전했다.
지난달 3일 첫 방송된 tvN 새 예능 ‘진짜 괜찮은 사람(연출 신소영)’은 연예인이 주선자가 되어 진짜 괜찮은 내 친구를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스타가 보증하는 절친들의 매칭 리얼리티로, 조세호·강소라·김남희·허영지·이미주·지예은·김영광·이관희 등 8인의 연예인이 직접 절친들을 소개하며 기존 연애 예능과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먼저 신 PD는 기획 의도에 대해 “‘내 친구 진짜 괜찮은데 왜 애인이 없지?’라는 생각을 수십 년간 해왔다”며 “근 20년 넘게 주변에 ‘괜찮은 사람 없어?’라는 말을 하며 살았다. 그러다 ‘네 친구랑 내 친구랑 연결해 주자’는 발상에서 시작됐다”고 기획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친한 친구라도 각자의 연애 방식은 모르는 부분이 많다. 시청자들에게도 흥미롭고, 이를 친구들끼리 지켜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촬영 배경으로 거제도의 숙소 ‘러벗하우스’를 택한 이유도 전했다. 신 PD는 “연애 프로그램이고 계절도 여름이라 눈을 뜨면 바다가 한눈에 보였으면 했다. 로맨틱한 감정을 더하려면 숙소 주변에 산책로와 즐길 거리가 있어야 했다”며 “화려하고 큰 숙소보다 좁은 공간에서 자주 마주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던 중, 대나무 산책로·몽돌해변·인피니티 풀·자쿠지까지 갖춘 지금의 숙소를 발견했다. 거기에 하트룸이라는 비밀스러운 공간까지 있어 최적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촬영은 총 5박 6일간 진행됐다. 신 PD는 “더 길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친구들이 온전히 사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세세히 신경 썼다. 5박 6일은 사랑에 빠지기 짧을 수도 있지만 부족한 시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전하며, 총 8부작 편성에 대해서도 "연애 프로그램은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감정과 서사가 보인다. 사전에 방송 분량을 정한 건 아니지만, 5박 6일의 일정을 임팩트 있게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출연집 섭외 비하인드'에 대해서도 전했다. “정말 공을 많이 들였다”며 “평소 인맥이 좋다고 알려진 연예인, 혹은 연예인 자체가 궁금해서 그 주변 친구도 궁금한 사람을 오랫동안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애인이 생긴 경우, 방송 출연 부담, 직장 문제 등으로 불발되는 경우도 많았다. 조건이 맞아도 프로그램의 결과 맞는지 다시 살피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현진·김남희 사례를 떠올렸다. 신 PD는 “오현진 씨와 2차 미팅을 하려던 날, 친구 김남희 씨가 제작진 모르게 매니저처럼 함께 나왔다. 두 사람을 같이 보고 확신했다. 우리 프로그램 차별점은 ‘러벗’이다. 얼마나 가깝고 친근하며 친구를 보증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인 출연자 섭외에 대해 “‘연애 프로그램은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예인이 출연하면 시청자들이 진정성 있게 보기 어려울 수 있기에 되도록 비연예인 친구, 어릴 적부터 잘 아는 친구를 원했다. 그 자체로 이미 진정성이 담겨 있다고 본다. 제작진은 사전 조사, 사연 청취, SNS 확인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 미팅을 했다"라며 "사실 마음에 들어 미팅까지 했지만 결국 프로그램과 맞지 않아 불발된 경우도 있었다. (아무래도) 일반인 출연자라 방송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내 썸을 친구에게 보여주기 싫다’는 이유로 무산된 적도 있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촬영 과정에 대해선 “출연자들이 감정을 느낄 만한 상대가 꼭 있지 않을 수도 있기에 ‘끌림이 없으면 어떡하지?’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 하지만 다들 자연스럽게 상황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자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준 건 딱 두 가지였다. ‘마음껏 사랑에 빠지라’, ‘친구와는 연락하지 말라’였다”라며 “첫 녹화 날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친구들의 연애를 직접 보니 다들 떨려 했다. 첫 등장부터 흥분하며 과몰입해 잠시도 오디오가 비지 않았다. 마치 야구·축구 생중계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찐친이기에 가능한 리액션이었다. 친구의 플러팅에 놀라워하다가 원하는 이성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본인 일처럼 속상해했다”고 덧붙였다.

많은 연애 예능에서 갈등 변수를 만드는 ‘메기’ 캐릭터가 없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다. 신 PD는 “5박 6일 일정은 서로 알아가기도 빠듯하다. 메기로 변주를 주는 것보다 출연자들이 온전히 로맨스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하며 최종 커플 탄생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신 PD는 “‘진짜 괜찮은 사람’을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도록 공개하지 않겠다”며 “출연자들은 지금도 다 같이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시즌2 계획에 대해선 “친구의 범위가 넓으니 이를 좁혀 연령대별, 혹은 결혼을 원하는 멤버 중심으로 꾸려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에 불발돼 아쉬웠던 연예인분들도 다시 섭외를 시도하고 싶고, ‘진괜사’를 보고 재밌다고 연락 주신 스타들의 출연도 추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신 PD는 “시청자분들의 관심에 감사하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은 ‘내 친구의 썸을 지켜본다’는 마음으로 보면 재미있을 거다. 패널들의 순수한 리액션도 재미 포인트라 과하지 않게 조율 중이다. 앞으로 친구들의 로맨스 서사가 쌓이고 러브라인도 형성될 테니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진짜 괜찮은 사람' 파이팅!”을 외쳤다.
한편 tvN '진짜 괜찮은 사람'은 매주 일요일 오후 7시 50분에 시청자들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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