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셰프’가 사극의 재미와 먹방의 재미를 함께 선사한다. 화면 밖으로도 풍겨질 맛과 향에 취할 시간이다.
19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세인트에서 tvN 새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연출 장태유,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필름그리다, 정유니버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장태유 감독과 배우 임윤아, 이채민, 최귀화, 서이숙, 오의식 등이 참석했다.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폭군의 셰프’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뿌리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홍천기’, ‘밤에 피는 꽃’ 등으로 사극 불패 신화를 이어나가고 있는 장태유 감독이 연출을 맡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장태유 감독은 “어떤 드라마를 특정할 순 없지만 ‘폭군의 셰프’는 요리에 진심이라는 게 특징이다. 원작이 요리사라는 직업이 직업군으로서 나오는 것 뿐만 아니라 많이 등장한다. 요리를 먹고 변하는 왕과 요리로 인한 관계성 변화 등 스토리가 있으니까 ‘바람의 화원’과 비슷했다. ‘바람의 화원’은 소품이 주인공처럼 등장하는 작품이었는데, ‘폭군의 셰프’는 연지영이 하는 요리가 꼭 나온다. 대본이 나오면 자문들과 만나 제작 과정과 조리 과정을 심도 있게 논의했고, 화면으로도 맛과 향이 느껴질 정도로 고심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타임슬립에 방점을 두진 않았다. 타임 슬립의 과정은 잠깐 나올 뿐이고, 이 시대 최고의 셰프가 500년 전 최고의 폭군이자 미식가를 만나 어떤 충돌이 있을까라는 부분에 방점을 두고 만든 드라마”라고 덧붙엿다.
다시 한 번 사극을 선보이는 장태유 감독. 그는 “지원이 많아야 좋은 퀄리티의 사극이 나오는데 오픈 세트장이 만들어지지 않은 지 꽤 오래 됐다. 새로운 사극을 만드는 게 불가능에 가까운 시대가 됐지만 사극이 없어지는 게 아쉬웠다. ‘여인천하’ 조연출로 시작해 ‘바람의 화원,’ ‘뿌리깊은 나무’를 한 게 우연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힘들고 덥고 어려워서 싫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때가 그립다. 그때의 기억을 갖고 사극을 만들 수 있는 이들이 있을 때 한편이라도 더 만들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폭군의 셰프’에는 배우 임윤아, 이채민, 강한나, 최귀화 등 세대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기대감을 높인다. 장태유 감독은 주연 배우 임윤아, 이채민 캐스팅에 대해 “제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폭군의 셰프’라서 셰프가 중요했다. 프렌치 셰프이면서 과거로 돌아가 살아남기 위한 요리를 하고 사랑도 하는 역할이기에 일반적인 배우가 할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었아. 이걸 할 수 있는가 있다면 임윤아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때가 맞아서 우연처럼 운명인 듯 캐스팅이 됐다. 너무 열심히 준비해줘서 깜짝 놀랄 정도로 직접 소화했다”며 “이채민도 늦게 합류했지만 승마, 요리, 활쏘기 등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운동했다. 복근이 계속 나오는데 배우로서 힘든 역할이라었다고 본다. 전작 등을 보면 이런 장면을 찍으려면 배우들에게 한달 정도 전부터 알렸어야 했는데 이번에는 아무 때나 찍을 수 있어 감사했다”고 말했다.

임윤아는 명랑하면서도 강단 있는 성격을 가진 프렌치 셰프 연지영 역을 맡았다. 프랑스 최고 요리대회에서 우승한 날, 갑작스럽게 조선 시대에 떨어지게 된 연지영은 헤드셰프로 제안받았던 파리의 미슐랭 3스타 비스트로가 아닌 최악의 폭군을 만나 그만을 위한 퓨전 궁중요리를 선보인다. 예상치 못한 이직을 하게 된 비운(?)의 셰프 연지영 캐릭터의 생존기 그리고 그 안에서 움틀 로맨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윤아는 “장태유 감독님을 꼭 한번 만나 뵙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요리라는 소재가 흥미로웠다. 요리에 관심이 많았는데 요리라는 소재로 이뤄진 드라마라서 흥미로웠고, 과거로 돌아가서 새로운 시대, 환경에서 끊임없이 개척해 나가고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모습이 캐릭터적으로도 희망적이었다. 솔직하고 당차고 현명한 연지영 역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임윤아는 “작품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요리 학원도 다니면서 기본적인 칼질부터 시작해 재료 손질을 배웠다. 자문 선생님께 드라마 안에 나오는 요리들을 배우러 가는 과정들도 겪었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확실히 취미 삼아 하던 요리가 전문 용어도 귀에 들어오고 눈에 익숙해져서 달라졌던 거 같다. 그래도 칼질은 여전히 어려웠다. 배우기 전보다는 실력의 차이가 있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윤아는 “요리가 가장 큰 매개체라서 캐릭터적으로도 요리에 대한 꿈을 놓지 않는 셰프의 모습이 많이 담기는데, 연지영을 연기하면서 하나의 기준을 꼽자고 한다면 셰프로서의 책임감과 꿈, 요리가 컸다. 그런 부분이 저희 드라마의 매력으로 볼 수 있지 않으실까 싶다”고 덧붙였다.

연지영이 일하는 수라간의 주인이자 조선의 왕 이헌 역은 이채민이 연기한다. 임금이 된 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최악의 폭군 이헌은 날씨에 따른 음식 맛의 변화를 느낄 정도로 혀가 예민한 절대 미각의 소유자로 우연히 마주친 귀녀(鬼女) 연지영의 음식을 먹고 그 맛에 반해 그녀를 궁 안으로 들인다. 이에 인생 최고의 요리사를 만난 이헌의 식욕 전성기가 궁금해진다.
이채민은 “제가 경험도 많이 없는 신인이었는데 이런 큰 역할을 주신 것에 있어서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만큼 분석하고 노력하고 모든 걸 쏟아부으려고 했다. 이헌이라는 캐릭터는 나 혼자 만든 게 아닌 모두가 만들어주셔서 더 좋은 캐릭터로 완성이 됐다”며 “시간이 없던 건 사실이라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는데, 감독님께서 촬영 전에 저를 많이 불러주셔서 그룹 리딩도 선배님들과 많이 맞춰봤다. 캐릭터의 느낌, 톤을 잡아갔고 촬영하면서는 함께 찍은 선배님들이 피드백을 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실제로 먹을 때 다양한 음식을 많이 먹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이 컸다. 요리가 메인이고 중요한 소재이기 때문에 저 또한 맛있게 먹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제가 실제로 먹는 걸 좋아하기에 최대한 음식을 먹을 때 솔직하고 진솔하나 과장된 느낌도 넣어서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실제로 관련 영상을 참고하면서 표정도 연습하고 소리도 내봤다”고 덧붙였다.

당초 이헌 역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3에 출연한 배우 박성훈이 낙점됐으나 SNS에 해당 시리즈를 패러디한 일본 성인물 사진을 올리는 사생활 논란으로 물의를 빚고 결국 하차했다. 장태유 감독은 박성훈 하차에 대해 “당시는 본촬영 전이고 준비 중이었다. 굉장히 많은 후보가 있었는데 그 과정 속에 지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부터 생각한 배우는 아니었지만 뒤늦게 만난 이채민 배우에게 120% 만족하고 있다.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장 감독은 100%에서 120%로 수정한 부분에 대해 “최선을 다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다. 이채민은 준비도 열심히 하지만 실제로 성과를 보여줬다. 그걸 화면으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태유 감독은 임윤아와 이채민의 케미스트리에 대해 “전작이 기억이 안 날 정도다. 정통 멜로는 아닌데 두 사람을 보는 재미가 있는 드라마다. 요리를 통한 사랑의 완성이기에 노골적이지 않으면서 맛으로 향으로 분위기로 사로잡아야 하는데 보는 순간 그림체가 어울린다는 느낌이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저 뽀는게 맞아야 하는데 처음으로 스태프 분들이 ‘이채민은 누구야’ 했따가 ‘케미가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 키스씬도 나오는데 다들 너무 설레었다고 한다. 전반부에 나온다”고 이야기했다.
임윤아는 “기대한 만큼 호흡이 너무 좋았다. 이채민은 굉장히 집중력이 좋아서 같이 연기함에 있어서 이헌과 연지영으로 이야기도 많이 하고 대본과 캐릭터에 대해 말도 많이 하면서 편하게 촬영했다. 곤룡포 입고 등장하는 순간부터 이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왕으로서의 발성과 집중도가 뛰어난 것 같아서 나도 몰입하는 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채민은 “소녀시대 팬으로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선배님이 같이 잘 맞춰주시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그 힘에 저도 편하게 촬영을 했다”며 “선배님께서 실제로 요리를 너무 잘하신다. 손이 야무지고 빠릿빠릿한데 요리 장면에서는 NG가 없을 정도로 과정을 보여주셨다”고 이야기했다.

조선의 왕족 제산대군 역은 최귀화가 분한다. 왕 이헌의 가장 강력한 정적인 제산대군은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제거하는 게 물 마시는 것보다 쉬운 잔혹한 성정을 지니고 있다. 부왕이 죽은 후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한량 행세를 하고 있지만 호시탐탐 이헌을 몰아내고 왕이 될 기회만을 노린다. 발톱을 숨기고 때를 엿보고 있는 제산대군이 과연 원하는대로 왕좌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최귀화는 “1인 2역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왕의 눈 밖에 나지 않게 어리숙하게 행동하는가 하면 야망 있는 제산대군을 오간다. 톤 잡기도 어려워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오히려 그런 부분이 재밌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이숙이 맡은 인주대비는 남편과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뒤 왕실의 최고 어른인 대왕대비가 되어 친손자이자 세자였던 이헌을 직접 보위에 올린 인물. 왕위에 오른 뒤 폭주 기관차처럼 날뛰는 왕 이헌과 대립각을 세우며 왕실 내부를 살얼음판으로 만들고 있다.
서이숙은 “연속해서 장태유 감독님과 같이 하고 있는데, 너무 기쁘다. 내가 전작에서 실수를 하지 않았으니까 선택해주셨다고 생각하고, 이번에는 뭘 잘할 수 있을까 싶어서 어른스럽게 잘하자 싶었다. 장태유 감독님은 과정은 힘든데 결과는 좋다. 과정은 힘들어도 결과 때문에 모두가 작업을 하고 싶어하는 감독님이시다”고 말했다. 서이숙은 “차분하게 모든 사건을 중재한다. 젊은 왕이기에 욱하는 게 있는데 뒤에서 정리하고 수습을 해주기도 한다. 이번에는 크게 사건을 만드는 건 크게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의식이 분하는 도승지 임송재는 권모술수에 능해 자신의 반대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서 왕을 이용하는 타고난 지략가다. 아버지와 함께 왕 이헌의 신임과 총애를 받으며 최측근이 됐지만 되려 사람들에게는 ‘희대의 간신’이라 손가락질을 당하는 중이다.
오의식은 “서이숙과 마찬가지로 전작을 장태유 감독님과 함께 했다. 중간 투입된 캐릭터였음에도 즐겁고 재미있게 촬영하고 결과도 좋았는데 맡겨주신 캐릭터가 내가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있음에도 처음해보는 간신이라서 매력을 느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며 “왕과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인물이라서 누구보다 왕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원하는 걸 내줄 수 있는 인물이라 총애를 받으면서도 그 마음을 이용해서 사익을 추구하거나 라이벌을 제압하기에 중간에서 갈등을 증폭시키고 완화시킨다. 특히 임윤아와 이채민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기도 해서 재미가 풍성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tvN 새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는 오는 23일 밤 9시 10분에 첫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