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로 활동을 중단한 원로배우 이순재의 근황에 대한 관심이 쏟아진 가운데, 좋지 않은 상황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사뮈엘 베케트의 전후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한 메타코미디 연극이다. 무대 뒤 낡은 분장실에서 기회를 기다리는 두 언더스터디의 하루를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특히 지난해 열린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초연에서는 배우 이순재가 에스터 역으로 출연했던 바. 하지만 이순재는 지난해 10월 건강 문제로 3개월간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담당의사의 소견에 따라 연극에서 하차하고 활동을 멈췄다. 이후 연말에 열린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개소리'로 대상을 수상한 그는 후배 김용건, 최수종의 부축을 받고 무대위로 올라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4월 열린 제37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소속사 대표가 대리 수상해 재차 건강이상설이 불거졌다. 당시 OSEN 취재에 따르면 이순재는 건강이 많이 좋아졌지만, 거동이 불편해 주변의 부축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1934년생(만 90세)의 연로한 나이 탓에 대중들은 이순재의 건강상태에 대한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더군다나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초연은 이순재의 하차 후 남은 회차의 공연을 전면 취소했던 만큼 이번 재연 간담회에는 이순재의 이야기도 여러차례 언급 됐다. 초연 당시 이순재와 페어로 호흡을 맞췄던 최민호는 "작년에는 이순재 선생님의 건강 이슈로 완주하지 못했다"며 "아쉬웠던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선생님의 건강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많은 분과 함께 이야기를 통해 내린 결정이었다. 연습 때부터 공연 올라가는 순간까지 모든 순간을 함께 했기 때문에 함께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마음이 컸다"고 공연 중단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어 "그때의 아쉬운 마음을 담아 이번 재연에서는 제가 처음에 그려냈던 캐릭터의 모습도 담고 선생님, 선배님과 함께 새로운 모습을 담아서 더 명확해졌다. 많은 관객 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밸을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더욱 성장한 모습을 예고했다.
이번 재연에서 이순재가 맡았던 에스터 역으로 무대에 오르게 된 박근형은 이순재로부터 받은 조언이 있는지 묻자 "아직 조언은 못 들었다. 이순재 선생님은 이 소식을 듣지 못하고, 보도가 나가면 아실 것"이라며 "공연하는 동안 무슨 말씀을 해주실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순재의 근황에 대해서도 "저희가 여러 번 찾아 뵈려고 했는데 상당히 꺼려하셔서 뵙지 못했다"며 "먼발치에서 다른 사람을 통해서 얘기를 듣는데,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 앞서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던 신구에 대해서는 "신구 선생님은 여전히 건강하시다. 농담 삼아 공연에 카메오라도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셨다"며 "앞으로 좋은 작품을 보여줄 것 같다"고 전해 기대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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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