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바이에른은 17일(한국시간) 슈투트가르트 MHP아레나에서 열린 슈퍼컵 결승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시즌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선발 센터백은 타와 우파메카노. 김민재는 후반 막판 교체로 약 10분 남짓 소화했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는 의미는 있었지만, ‘출발선’에서 한발 늦은 그림인 건 분명했다.
이런 기류는 단발 이벤트가 아니다. 독일 ‘빌트’를 인용한 현지 보도에 따르면 빈센트 콤파니 감독은 프리시즌부터 타–우파메카노를 주력으로 점찍었다.

잉글랜드와 분데스리가를 모두 경험한 타가 합류하면서 수비 리더십·빌드업 안정감이 동시에 보강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타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뮌헨의 ‘팀 카운슬(주장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리며 내부 위상도 빠르게 높였다. 이는 곧 출전 순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술적으로도 설명이 된다. 콤파니는 하프라인 근처까지 라인을 끌어올리는 ‘하이 라인 디펜스’를 선호한다. 이때 요구되는 건 넓은 수비 커버와 전진 패싱. 타는 레버쿠젠 시절부터 이 부분에서 강점을 꾸준히 보여왔다. 우파메카노 역시 라인 위에서의 1대1 대응이 강점이다.
반면 김민재는 넓은 공간 커버와 전진 수비에 능하면서도, 지난 시즌 후반 잦은 혹사·컨디션 난조 국면에서 실수가 도드라졌고 공겨운 여름(대표팀·클럽 일정)을 거치며 100%를 찾는 과정에 있다. 결국 콤파니의 1번 카드가 타–우파메카노로 굳어지는 건 일정 부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현지에서 힘을 얻고 있다.

물론, ‘백업 낙인’으로 단정하긴 이르다. 김민재는 빌드업의 첫 패스, 라인 사이로 찌르는 직선 패싱, 그리고 페널티박스 수비에선 여전히 팀 내 톱레벨이다. 체력·리듬을 끌어올리면 저평가가 곧장 재평가로 돌아서는 건 시간문제다. 다만 초반 로테이션에서 뒤로 밀린 건 사실.
관건은 ‘기회’다. 바이에른의 일정은 살인적이다. 분데스리가·DFB포칼·유럽대항전까지 3개 트랙을 병행한다. 자연히 센터백 3~4명이 돌아가며 선발로 나설 수밖에 없다. 김민재가 끈질기게 출전 시간을 모으며 폼을 회복하고, 강팀전에서 결정적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힘의 균형은 언제든 바뀐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바이에른은 시즌 중반 들어 수비 조합을 여러 차례 수정했고, 그때마다 ‘폼이 좋은 자’가 주전을 꿰찼다. 다만 현지 팬·언론 사이에선 타–우파메카노 고정 기용 전망과 맞물려 “김민재의 활용도”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일부 매체에선 바이에른이 수비 보강·스쿼드 재편 과정에서 김민재의 거취를 ‘테이블 위’에 올릴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았다. 구단발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꾸준히 이적설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내부 경쟁자는 타·우파메카노만이 아니다. 장기 부상에서 돌아오는 선수들의 복귀 타이밍, 측면 수비수의 중앙 대체 가동 여부 등도 변수가 된다.
그만큼 ‘당장의 폼’과 ‘감독 신뢰’가 절대적이다. 김민재에게 필요한 것은 실수 없이 10~20분, 혹은 컵 대회 선발 기회에서 완벽에 가까운 수비 집중력을 보여줘야 한다. 바이에른도 알고 있다. 수비는 ‘많을수록’ 좋고, 장기 레이스에서 뎁스는 곧 성적과 직결된다는 걸. 때문에 지금의 위기감이 곧바로 방출 시나리오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요약하면 이렇다. 슈퍼컵 선발이 아니었다는 건 신호다. 그래도 일정은 길고, 수비수는 필요하며, 실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김민재가 보여줘야 할 건 단 하나, ‘경쟁의 정답’뿐이다. 실력으로 덮고, 결과로 여러 가지 억까를 이겨내고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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