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왼발' 이강인, 아스날 입성해서 아르테타호 마침표 찍을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8.20 00: 48

북런던이 흔들리고 있다. ‘황금 왼발’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의 이름이 여름 이적시장 중심부로 떠올랐다. 
18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이강인이 PSG에서 자신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아스날은 이미 그의 측근과 접촉하며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를 마쳤다”고 단독 보도했다. 단순한 관심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여기에 ‘기브미스포츠’도 불을 붙였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구단에 직접 이강인 영입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이강인을 ‘게임 체인저’로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여름 이적시장 마감 전까지 계약을 마무리하길 원한다는 설명이다. 감독이 직접 찔러 넣은 요청인 만큼, 아스날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아스날만이 아니다. ‘커트오프사이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나폴리도 이강인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도중부터 이미 맨유가 적극적으로 영입을 모색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그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나폴리 역시 세리에A 재도약을 위해 창의적인 미드필더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이강인은 매력적인 카드다.
이강인은 PSG에서 화려한 트로피 컬렉션을 쌓았다. 발렌시아 시절 코파 델 레이를 시작으로, 파리 입단 이후에는 리그1, 프랑스컵, 슈퍼컵, 챔피언스리그까지 유럽 최정상급 무대를 정복했다. 최근 UEFA 슈퍼컵 결승에서도 토트넘을 상대로 교체 투입돼 강렬한 한 방을 꽂았다. 중거리 슛 한 방으로 골망을 흔든 뒤 승부차기에서도 침착하게 득점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BBC는 “이강인의 골이 PSG를 구했다”고 극찬했고, 통계 매체 ‘풋몹’ 역시 평점 7.5를 매기며 “짧은 출전 시간이었음에도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평가했다. ‘결정적 순간에 빛나는 사나이’라는 그의 레퍼토리를 또 한 번 증명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화려한 순간에도 불구하고, PSG에서 그의 입지는 안정적이지 않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여전히 교체 카드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확실한 주전’이라는 타이틀을 얻지 못한 것이다.
이강인에게 중요한 건 이제 ‘경기력의 증명’만이 아니라 ‘출전 보장’이다. 24세, 커리어 황금기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벤치에 앉아 시간을 흘려보내는 건 치명적이다. 실제로 이강인은 PSG의 살인적인 스쿼드 경쟁 속에서 꾸준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아스날은 상황이 다르다. 올여름 이미 마르틴 수비멘디, 노니 마두에케, 빅토르 요케레스를 품으며 전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아르테타 감독은 여전히 창의적인 전개 능력을 갖춘 미드필더를 원하고 있다. 부카요 사카와 마르틴 외데가르의 의존도가 높아 ‘플랜B’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맞춤 카드’로 보인다.
특히 최근 슈퍼컵에서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을 상대로 날린 환상적인 골은 아스날 팬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토트넘의 아픔을 아스날이 가져다 쓰는, 그야말로 ‘라이벌의 상징’ 같은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아스날이 이강인 영입에 성공한다면, 이는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 ‘북런던 전쟁’의 상징이 될 전망이다. 이미 손흥민을 보유한 토트넘이 아시아 마케팅과 경기력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아스날이 이강인을 데려간다면 시장과 경기장에서 모두 큰 반향을 불러올 수 있다.
무엇보다 이강인은 스페인과 프랑스 무대에서 이미 검증을 마친 선수다. 좁은 공간에서의 탈압박, 날카로운 전진 패스, 세트피스 킥력까지 갖춘 그는 프리미어리그의 빠르고 강력한 템포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르테타 감독이 직접 나선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문제는 PSG가 이강인을 쉽게 내줄지 여부다. 구단은 여전히 그를 ‘핵심 자산’으로 보고 있고, 판매 의사가 크지 않다. 다만 선수 본인이 꾸준히 출전 시간을 원한다면 협상 테이블은 언제든 열릴 수 있다. 아스날뿐 아니라 맨유, 나폴리까지 가세한다면 ‘입찰 경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여름 이적시장은 이제 막바지에 들어섰다. 아스날은 빠른 시일 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아르테타 감독이 ‘단독 오더’를 내린 만큼, 구단의 움직임이 더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PSG에서의 불안한 입지를 딛고, 아스날에서 새로운 황금기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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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65 스코어스, PSG, 이강인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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