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황희찬(29, 울버햄튼 원더러스)이 2025-2026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누빌 가능성이 커졌다. 그가 공격진 보강을 원하는 크리스탈 팰리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디 애슬레틱' 소속으로 영국에서 최고 수준 공신력을 자랑하는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19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토트넘이 에베레치 에제 영입을 위해 팰리스와 협상 중이다. 팰리스는 대체 선수를 물색 중이며 이와는 별개로 황희찬을 타깃으로 삼았다. 에디 은케티아의 부상으로 스트라이커 영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팰리스는 이적시장 마감 약 2주를 남기고 바삐 움직이고 있다. 토트넘행에 근접한 에제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2002년생 윙어 흐리스토스 졸리스(클럽 브뤼헤)와 2004년생 빌랄 엘 카누스(레스터 시티)를 노리고 있다. 이미 두 클럽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팰리스는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 임대 영입까지 추진 중이다. 은케티아가 부상으로 3달 가까이 결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급하게 공격진 보강에 나선 것. 아울러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 오드손 에두아르의 매각까지 염두에 둔 영입 시도다.

디 애슬레틱은 "팰리스가 원하는 또 다른 선수는 울버햄튼의 공격수 황희찬이다. 이는 이는 에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게 아니다. 특히 은케티아가 부상으로 결장하는 상황에서 공격진의 뎁스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황희찬 영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팰리스는 그들의 프리미어리그 동료인 울버햄튼과 논의 중이며 타협안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팰리스는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로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UECL) 진출 자격을 얻었다. 원래는 UEFA 유로파리그에 나설 수 있었지만, 구단주 공동 소유 문제로 UECL로 내려앉았다. 최근엔 리버풀을 꺾고 커뮤니티 실드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기도 한 팀이다.
팰리스 소식에 정통한 바비 만지 기자 역시 "팰리스는 은케티아의 공백을 메우고 에두아르의 이적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황희찬 임대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장필리프 마테타가 팰리스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매김했지만, 은케티아가 앞으로 3달 동안 결장하는 상황에서 이 포지션을 커버할 적절한 선수가 부족하다"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마테타의 백업인 에두아르는 지난 시즌 강등된 레스터에서 임대 생활을 했지만,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는 남아있는 이적시장 마지막 2주 안에 다른 팀으로 떠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짚었다.

팰리스가 황희찬 임대를 추진 중인 데는 맷 홉스 스포츠 디렉터의 몫이 크다. 그는 과거 울버햄튼에서 황희찬을 영입했던 주인공으로 올여름 울버햄튼을 떠난 뒤 팰리스 부임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팰리스에서도 황희찬과 인연을 이어가려 하고 있는 것.
만지 기자는 "홉스 디렉터는 지난 몇 주간 스티브 패리시 팰리스 회장과 대화를 나눠왔다. 지난 6월 울버햄튼과 작별한 그는 올해 초 팀에서 8년간 활약하다가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난 더기 프리드먼의 후임으로 팰리스에 부임할 예정"이라며 "홉스 디렉터는 2021년 황희찬을 울버햄틈에 임대로 영입한 인물이며 팰리스 공격진을 강화할 옵션으로 황희찬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황희찬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는 지난 시즌부터 울버햄튼에서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기 때문. 안 그래도 새로운 도전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황희찬으로선 프리미어리그 팀의 러브콜이라면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특히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남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그는 이미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버밍엄 시티의 제안을 받았지만, 챔피언십에서 뛰길 꺼리기 때문에 거절했다. 유력한 승격 후보이자 또 다른 한국 선수 백승호가 있는 버밍엄도 거절한 상황에서 팰리스라면 황희찬의 성에 찰 가능성이 크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그는 지난해 울버햄튼과 2028년까지 장기 재계약을 맺었지만, 시즌 중도 부임한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으로부터 전력 외 통보를 받았다. 지난 시즌 반복된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프리미어리그 2골에 그친 탓이다.
페레이라 감독은 이미 공개적으로 황희찬에게 기회를 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심지어는 대놓고 이적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감독은 "황희찬에게 주전 자리를 보장할 수 없다. 떠나고 싶다면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 스스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사실상 떠나라고 권유하는 메시지였다.

영국 현지에서도 황희찬의 이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울버햄튼 소식을 다루는 '몰리뉴 뉴스'는 "울버햄튼은 페레이라 감독의 계획에 맞춰 스쿼드를 정리 중이다. 황희찬도 방출 대상 중 하나"라고 짚었다. 실제로 황희찬은 지난 시즌 고작 868분을 뛰는 데 그쳤다.
"솔직히 너무 뛰고 싶다"라고 말했던 황희찬. 만약 그가 팰리스에 합류한다면 프리미어리그뿐만 아니라 UECL 무대까지 누빌 수 있다. 은케티아가 돌아오기 전까지 깊은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한다면 추후 완전 이적까지 넘볼 수 있다.
국내 축구팬들로서도 반가운 일이다. 올 시즌 손흥민과 양민혁, 김지수, 윤도영의 연이은 이적으로 20년 만에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를 한 명도 보지 못할 위기였기 때문. 2007년생 박승수(뉴캐슬)가 유일한 희망이 되나 싶었지만, 이대로라면 황희찬도 프리미어리그에 남게 될 전망이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