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 전미가 주목하는 이유, "은퇴 투어가 아니라 트로피를 위해 온 현역 레전드"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8.21 00: 44

"손흥민은 단순히 MLS로 건너온 유럽 스타가 아니다. 그는 여전히 정상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진 예외적인 존재다".
손흥민(33·LAFC)의 MLS 도전이 미국 현지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ESPN'은 최근 메이저리그사커(MLS)에 합류했던 20명의 슈퍼스타를 분석하며, 성공과 실패를 가른 기준은 '나이'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퍼포먼스'였다고 강조했다.
ESPN은 데이비드 베컴을 필두로 티에리 앙리, 웨인 루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리오넬 메시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의 MLS 도전기를 집중 조명했다. 흥미롭게도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

성공한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32.4세, 실패한 선수들은 31.4세였다. 나이가 많은 쪽이 오히려 평균적으로 성공률이 높았다. 관건은 '마지막까지 유럽 정상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느냐'였다. 베컴은 LA 갤럭시에서 MLS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렸고, 루니는 워싱턴에서 뛰어난 플레이와 리더십을 겸비했다.
즐라탄은 LA 갤럭시에서 56경기 52골이라는 괴물 같은 기록으로 리그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메시(38)는 여전히 인터 마이애미에서 리그를 지배하며 MLS의 레전드 반열에 올라섰다.
반대로 로렌초 인시녜, 올리비에 지루, 가레스 베일, 세르단 샤키리 등은 실패한 사례로 꼽혔다. 이들은 이름값에 비해 유럽 무대 마지막 시즌부터 기량 하락세가 뚜렷했고, MLS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ESPN은 "MLS는 은퇴 무대가 아니다"라면서도 "여전히 많은 스타들이 커리어의 마지막을 보내는 곳인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름값'이 아니라 '현재 퍼포먼스'였다.
그렇다면 2025년 여름 MLS로 건너온 빅네임들의 미래는 어떨까. ESPN은 손흥민과 토마스 뮐러(36·밴쿠버)를 나란히 비교했다. 손흥민은 2024-2025 시즌 토트넘에서 여전히 60% 이상의 출전 시간을 소화했고, 시장가치도 2,000만 유로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이는 "아직도 유럽 정상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라는 객관적 지표였다.
반면 뮐러는 달랐다.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출전 비율은 40% 남짓으로 줄었고, 시장가치도 600만 유로까지 떨어졌다. 뮐러가 MLS에서 '추억의 이름값'으로 평가받는 반면 손흥민은 여전히 '현재형 스타'라는 차이가 뚜렷했다.
ESPN은 "숫자가 말해준다. 뮐러는 과거의 상징적인 이름에 가깝지만, 손흥민은 아직도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통할 만한 경쟁력을 유지한 채 MLS로 건너왔다"고 평가했다.
MLS의 기준은 명확하다. 베컴, 루니, 즐라탄, 메시처럼 성공한 선수들의 공통점은 '유럽에서의 마지막 시즌까지도 주전으로 활약했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이 조건을 충족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평가는 앞서 'ESPN'이 발표한 또 다른 순위와도 연결된다. 바로 'MLS 역사상 가장 주목받은 이적 탑 20' 순위다. 여기서 손흥민은 메시, 베컴, 토마스 뮐러에 이어 역대 4위에 선정됐다. 데이비드 베컴 이후 MLS에 합류한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 스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베컴은 MLS의 상업적 가치를 끌어올렸고, 루니와 즐라탄은 리그의 전술적·실력적 수준을 높였다. 메시가 MLS 자체를 '세계의 중심 무대 중 하나'로 끌어올린 지금, 손흥민은 "아시아 최초의 진정한 MLS 슈퍼스타"로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ESPN은 "손흥민은 단순히 한국이나 아시아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이미 프리미어리그에서 증명된 스타이자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갖춘 선수다. MLS가 그를 통해 얻게 될 효과는 단순한 경기력 이상의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LAFC는 최근 몇 년간 가레스 베일, 조르지오 키엘리니, 올리비에 지루 등 빅네임을 품었지만, 대부분이 짧은 활약에 그쳤다. 이번에는 다르다. 손흥민은 여전히 현역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장하는 스타이자, 글로벌 팬덤을 끌어올 카드다.
LAFC는 이미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본격화했다. 한국과 아시아 팬층은 물론, 프리미어리그 시절부터 손흥민을 지켜본 전 세계 팬들의 시선이 LAFC와 MLS로 향하고 있다.
MLS 전문가들은 "손흥민이 루니나 즐라탄처럼 MLS 무대에서도 여전히 위협적인 공격력을 보여준다면, 그는 아시아 출신 최초의 MLS 레전드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모든 것은 경기장에서 판가름 난다. ESPN은 "MLS에서 성공하는 선수는 이름값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기량으로 증명한 선수들"이라고 강조했다. 그 조건에 손흥민은 이미 부합한다.
손흥민의 MLS 데뷔 시즌. 그것은 단순한 커리어 말년의 선택이 아니라, 베컴-루니-즐라탄-메시가 이어온 'MLS 성공의 계보'에 아시아 최초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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