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두 눈 뜨고 에제 뺏긴다..."할 수 있는 거 다 했지만" 에제는 아스날 팬

토트넘 홋스퍼가 노렸던 에베레치 에제(27, 크리스탈 팰리스)의 거취가 아스날 쪽으로 기울고 있다.

'BBC', '디 애슬레틱', '스카이 스포츠' 등 다수 유력지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아스날은 크리스탈 팰리스 공격형 미드필더 에제 영입을 위해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이미 팰리스와 구단 측이 이적 조건을 논의 중이며, 선수 역시 아스날 이적을 강력히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앞서 토트넘은 팰리스와 10일간 협상을 진행해 조건부 합의에 이르렀다. 구단 내부에서는 히샬리송을 포함한 스왑딜 카드까지 준비하며 영입에 공을 들였다. 이는 브렌트포드 공격수 요안 위사를 추가로 데려오기 위한 포석이기도 했다. 그러나 막판에 아스날이 뛰어들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아스날은 여름 이적시장 초반에도 에제 영입을 검토했지만, 기존 스쿼드 보강에 집중하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그러나 카이 하베르츠가 무릎 부상을 당하자 2선 자원 보강이 시급해졌고, 결국 에제 영입으로 선회했다.

에제의 계약에는 6천만 파운드(약 1,128억 원)+옵션 800만 파운드(약 150억 원)의 바이아웃 조항이 있었으나 프리미어리그 개막 전 만료됐다. 따라서 협상은 팰리스 구단의 의중에 달려 있으며, 구단은 오는 UEFA 유럽 컨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위해 선수 출전을 원하는 입장이다.

디 애슬레틱은 "팰리스도 에제가 이제 상위권 클럽에서 뛸 자격이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선수 본인 역시 아스날 유소년 출신이자 평소 아스날 팬으로 알려져 있어,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에제는 공식전 14골을 터뜨리며 팰리스의 FA컵 우승을 견인했다. 특히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시즌 막판 13경기에서 9골을 기록하며 최고의 기세를 보였고,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뼈아픈 결과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제임스 매디슨의 장기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에제를 최우선 타깃으로 설정했으나, 라이벌 구단에게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BBC에 따르면 구단 관계자 역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아스날 아카데미 출신인 그의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아스날은 이미 이번 여름 빅토르 요케레스를 영입하고 노니 마두에케를 추가하는 등 공격 자원을 강화했다. 여기에 에제까지 더한다면, 미켈 아르테타 감독 체제에서 측면과 중앙 모두를 소화할 수 있는 강력한 카드가 마련된다.

아스날 팬들에겐 단순한 보강 그 이상의 의미다. 라이벌 토트넘의 품에서 선수를 빼앗아 오는 '북런던 더비의 연장전'과도 같기 때문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