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잠실구장.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롯데 자이언츠에 5-3 재역전승을 거뒀다.
LG는 5회까지 2-3으로 끌려갔으나, 불펜 싸움에서 경기를 뒤집었다. 롯데 필승조 상대로 동점을 만들고 역전시켰다. 6회 2사 후 구본혁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7회 오스틴의 희생플라이로 역전, 8회 2사 후 박동원의 쐐기타점을 뽑아 1위의 저력을 보여줬다.
밤 11시15분, 김용의 LG 코치는 짐을 챙겨 주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퇴근이 늦다’는 말에 김 코치는 “경기 끝나고 몇몇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도와주고 지금 퇴근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밤 9시 47분에 종료됐다. 한 시간 반이 지난 뒤였다. LG는 경기 전 특타는 물론, 경기가 끝나고도 젊은 선수들 위주로 1시간 가량 타격훈련을 하고 퇴근한다. 1군 엔트리에 있는 경험이 적은 박관우, 최원영, 이주헌 등은 많은 배팅 훈련을 해야 한다. 타격감이 안 좋은 주전도 특타를 하기도 한다.
패배한 날이나, 승리한 날이나 차이가 없다. 늘 하는 훈련 루틴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남들 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시간을 투자하기에 좋은 결과가 따라 나온다. 1위가 그냥 1위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LG는 출루왕 홍창기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5월 중순부터 팀 타격이 전체적으로 하락세였다. 7월이 되면서 조금씩 타선이 살아났고, 후반기에는 팀 타율 1위로 반등했다. 마운드의 선발진까지 안정되면서 LG는 후반기 22승 5패로 치고올라왔다. 후반기 시작하고 LG는 선두 한화에 5.5경기 뒤처졌으나, 지금은 2위 한화에 4경기 앞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한 시즌 동안 계속해 온 노력들이 쌓여서 결과로 나오는 것이다. 후반기 타격이 살아나고 있는 오지환은 최근 “모창민 코치님, 김재율 코치님께 감사하다. 경기 시작 전에 항상 마치 밥 먹는 처럼 , 코치님한테 말씀드려 타격 훈련을 하고, 마치고도 하니까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과 코치들의 노력이라고 칭찬했다. 염 감독은 “선수 육성은 절대적으로 코치의 노력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시간을 활용해야 선수가 큰다. 선수 혼자 하는 것과 코치가 붙어서 1대1로 해주는 것과는 분명한 엄청난 차이가 있다. 타격코치도 마찬가지다. 경기 전후로 1시간씩 어린 선수들을 위해서, 또 타격이 안 맞고 슬럼프에 빠져 있는 선수들에게 계속 붙어서 노력하고 있다.
5월말부터 6월까지 타격이 안 맞을 때 모창민 코치가 엄청 마음고생했다. 마음고생을 하면서도 또 선수들하고 같이 합심해서 한 마음으로 그 시간들을 버티고 노력을 했기 때문에 후반기에 이런 반전이 왔다”고 코칭스태프들의 노력을 칭찬했다.
'감독이 코치들의 수고를 칭찬 많이 한다'는 말에 김용의 코치는 "선수들이 다 잘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못 할 때 서로 스트레스 주고, 원인 찾고, 문제점 찾는 것은 절대적으로 반대한다. 시즌 중에는 문제점을 찾지 말라고 한다. 문제점을 찾게 되면 결국 더 어려움에 빠진다. 문제점을 찾을 게 아니라 우리가 해왔던 것들을 꾸준하게 하고, 어떻게 해결을 하는냐가 우선이다. 누가 잘못했고 누가 못했고 이런 조직은 절대 위기를 이겨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안 좋은 조직들은 잘못한 사람을 찾고, 잘못한 사람을 문책해서 2군을 내려 보내고, 그렇게 해서 효과를 본 팀은 야구하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자신의 지론을 밝혔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