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LAFC)이 시구 연습에 열중이다. 그가 축구화를 신은 채 글러브를 손에 꼈다.
로스엔젤레스(LA) 다저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8월 27일 수요일 다저 스타디움에서 신시내티 레즈와 맞붙기 전에 시구를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두 팀의 경기는 한국 시각으로 28일 오전에 열린다.
다저스는 "LAFC는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로부터 메이저리그사커(MLS) 역대 최고 이적료인 2600만 달러(약 364억 원)에 국제 축구 스타 손흥민을 영입해 큰 화제를 모았다"라며 "대한민국 춘천 출신 손흥민은 아시아 축구 역사상 가장 재능 있고 인기 있는 선수"라고 손흥민을 소개했다.
또한 다저스는 "손흥민은 한국 역사상 최다 득점자에 가까우며 토트넘에서 10년 동안 모든 대회에서 173골과 10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아이콘으로서 활약했다. 그는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골든 부트를 수상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 토트넘 올해의 선수로 두 번 선정됐고, PFA 올해의 팀에도 뽑힌 적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무대에 합류하자마자 LA를 상징하는 스포츠 스타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이다. 그는 지난 7일 LAFC에 공식 입단했다. 당시 LAFC는 "손흥민은 '블랙&골드'다. 그는 토트넘을 떠나 LAFC와 완전 이적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이며 2029년 6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라며 "블랙&골드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라고 발표했다.
MLS 역대 최고 이적료 신기록까지 갈아치운 손흥민은 연봉도 남다르다. 그는 MLS의 로컬 룰인 '지명 선수(Designated Player)'로서 샐러리캡에 구애받지 않는 대우를 받는다. '기브 미 스포츠'의 톰 보거트 기자에 따르면 손흥민의 연봉은 870만 달러(약 120억 원)로 MLS에서 리오넬 메시 다음으로 많은 액수다.
MLS도 손흥민 영입에 대해 "판타지로 시작한 일이 현실이 됐다"라고 평가하며 "이번 이적으로 LA에는 진정한 글로벌 슈퍼스타가 탄생했다. 손흥민은 2023년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 뒤로 MLS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신입생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에센셜리 스포츠'는 "손흥민 영입은 이미 대박으로 보인다. 미국 축구계는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LAFC의 상품 판매가 급증했다"라며 "일각에서는 손흥민이 이미 두 시즌 동안 인터 마이애미에서 마법을 써내려온 '아르헨티나 슈퍼스타' 메시보다 MLS에서 더 큰 유명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손흥민은 LA를 대표하는 야구팀인 다저스로부터 시구 초청까지 받았다. 자신의 시구 소식이 담긴 게시글을 공유한 그는 팀 동료인 라이언 홀링스헤드를 태그하며 "우리 더 연습해야겠는걸"이라고 적었다. 벌써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과 일본 야구의 최고 스타 오타니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축구장 밖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손흥민. 그는 훈련장에서 축구화를 신은 채 야구 글러브를 손에 낀 낯선 모습이 포착됐다. 숨을 크게 내쉬고 와인드업 자세를 따라 하며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시구를 연습한 것.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코리안리거' 김혜성과 한국계 토미 현수 에드먼이 손흥민을 환영하기도 했다. 김혜성은 다저스가 공개한 영상 편지에서 "안녕하세요 손흥민 선수, 저는 LA 다저스 김혜성입니다. 먼저 LAFC 입단을 축하드립니다.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손흥민 선수의 굉장한 팬이었습니다. 같은 LA 지역에서 뛰게 되어 영광이고 기쁜 마음입니다. LA에서의 축구 인생을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손흥민 화이팅!"이라고 말했다.
에드먼 역시 "안녕, 쏘니. 난 LA 다저스 에드먼이다. LA라는 이 도시에 온 걸 환영하고 싶다. 당신이 이곳에 오게 돼서 다들 기대하고 있다. 팬들도 당신을 사랑하게 될 거고, 당신도 LA에서 보내는 시간을 사랑하게 될 거다. 곧 다저 스타디움에서 만나길 기다리고 있다. 나도 LAFC 경기를 보러 가고 싶다. 화이팅"이라고 반겼다.

손흥민은 MLB뿐만 아니라 곧 미국 농구 NBA 경기장에도 나타날 전망이다. 팀 동료인 홀링스헤드에 따르면 그는 NBA 경기 팁오프로도 초청받았기 때문.
LA 도시에는 LA 레이커스와 LA 클리퍼스, 두 개의 농구팀이 있다. 만약 손흥민이 팁오프를 맡는다면 레이커스 경기장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LAFC 지분을 소유 중인 '레이커스 레전드' 매직 존슨이 이미 손흥민을 환영하는 영상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한편 손흥민은 본업인 축구계에서도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열린 시카고 파이어와 데뷔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뒤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17일 치러진 뉴잉글랜드 레볼루션과 경기에서 1호 도움을 올리며 MLS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손흥민은 24일 펼쳐지는 FC 댈러스전에서 데뷔골을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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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AFC, LA 다저스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