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떠나고 에제·MGW 놓치고' 토트넘, 우승하면 뭐하나...굴욕 또 굴욕! "또 다른 공개 망신이다" 전담 기자도 일침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8.22 07: 19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토트넘 홋스퍼가 최악의 이적시장을 보내고 있다. 이젠 에베레치 에제(27, 크리스탈 팰리스)마저 토트넘을 버리고 아스날로 향한다.
영국 '스탠다드'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아스날은 에제 영입에 대해 팰리스와 6800만 파운드(약 1278억 원) 규모로 원칙적 합의를 마쳤다. 개인 합의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라고 보도했다.
'BBC'와 '디 애슬레틱', '스카이 스포츠' 등 영국 현지 유력지들에 따르면 에제는 아스날행에 동의했다. 아스날이 카이 하베르츠의 부상으로 에제 협상에 뛰어들었고, 팰리스 측과 이적 조건을 논의 중이다. 기본 이적료 6000만 파운드(약 1130억 원)에 보너스 750만 파운드(약 141억 원)를 제시하면서 이미 스티브 패리쉬 팰리스 회장의 승낙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 본인의 의지. 에제는 언제 토트넘과 개인 합의를 마쳤냐는 듯 곧바로 아스날로 눈을 돌렸다. 그는 어릴 적 유스팀에서 뛰다가 방출당했던 아스날 이적을 강력히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토트넘은 팰리스와 10일간 협상을 진행해 조건부 합의에 이르렀다. 토트넘은 보장액 5500만 파운드(약 1033억 원)에 보너스 500만 파운드(약 94억 원)를 제시해 팰리스의 승낙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히샬리송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꺼내 들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도 에제의 토트넘행을 점쳤다. 그는 지난 19일 "오늘 레비 회장과 스티브 패리쉬 팰리스 회장이 직접 만나 협상했다. 따라서 에제의 이적 확률이 높아졌다. 85% 정도"라며 "곧 거래가 성사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크다"라고 말했다.
에제 역시 토트넘 유니폼을 입길 원했다. 로마노는 "에제는 토트넘과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를 뛰고 싶어 하며 토트넘과 합의에 도달하고 싶어 한다. 그는 팰리스에서 두 차례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으며 이제는 떠나고 싶다고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에게도 말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순간에 모든 게 없던 일이 됐다. BBC는 "토트넘은 수요일 에제를 위한 레드 카펫을 펼칠 준비가 돼 있었고, 사실상 계약이 성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 다음 아스날이 하베르츠의 무릎 부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검사했고, 예상과 달리 임대로 값싼 대안을 찾는 대신 파격적인 쿠데타로 에제를 낚아챘다"라고 설명했다.
올여름 이미 모건 깁스화이트를 놓친 토트넘으로선 충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적시장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비뉴(맨체스터 시티) 영입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게다가 기존 자원들도 대거 이탈했다. 토트넘은 10년 만에 손흥민과 작별했다. 그는 미국 로스엔젤레스(LAFC)로 떠나며 새로운 도전을 택했고, 토트넘도 그를 존중해 말리지 않았다. 문제는 제임스 매디슨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는 것. 데얀 쿨루셉스키도 장기 부상에서 회복 중이다.
지난 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하고도 최악의 이적시장을 보내고 있는 토트넘. 특히 아스날은 빅토르 요케레스와 노니 마두에케, 마르틴 수비멘디 등을 데려오면서 성공적인 이적시장 행보를 밟고 있기에 더욱 대비되고 있다. 토트넘은 토마스 프랭크 신임 감독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려 하고 있지만, 시작부터 완전히 꼬이고 말았다.
디 애슬레틱도 "토트넘이 에제와 깁스화이트를 둘 다 놓친다면 분명 실망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단순히 선수 두 명 영입에 실패한 수준을 넘어선다. 이 모든 상황은 토트넘이 빌바오에서 거둔 역사적 우승 이후 한 단계 도약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번에도 이적시장에서 굴욕을 피하지 못한 토트넘. 토트넘과 다니엘 레비 회장이 선수 영입에서 돈을 아끼려 하거나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다가 한 끗 차이로 놓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최악의 순간 똑같은 악재가 반복된 상황.
스탠다드는 "토트넘은 지난주부터 에제 측과 협상 중이었지만, 이제는 최우선 영입 타깃을 놓칠 위기에 처했다. 이는 또 하나의 공개적인 이적시장 굴욕"이라고 지적했다.
당연히 토트넘은 충격에 휩싸였다. BBC에 따르면 토트넘 관계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아스날 아카데미 출신인 그의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매체도 "아스날의 가차없는 에제 하이재킹은 토트넘을 충격에 빠뜨렸다"라고 짚었다.
영국 '풋볼 런던'의 토트넘 전담 기자 알레스데어 골드도 이례적으로 구단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훨씬 더 많은 걸 가져왔어야 하는 이적시장이다. 프랭크 감독의 스쿼드는 지금 이 시점 충분히 강하지 않다. 시장에서 또 다른 공개적인 망신거리가 되고 있다. 토트넘은 팬들만큼이나 프랭크를 위해서라도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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