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LAFC)이 투수로 변신했다. 그가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 시구를 위해 손에 야구 글러브를 끼고 맹훈련에 나섰다.
로스엔젤레스(LA)FC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연습은 완벽함을 낳는다. 손흥민은 8월 27일 LA 다저스에서 시구할 예정"이라며 손흥민이 열심히 연습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다저스는 "손흥민이 8월 27일 수요일 다저 스타디움에서 신시내티 레즈와 맞붙기 전에 시구를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두 팀의 경기는 한국 시각으로 28일 오전에 열린다.
다저스는 "LAFC는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로부터 메이저리그사커(MLS) 역대 최고 이적료인 2600만 달러(약 364억 원)에 국제 축구 스타 손흥민을 영입해 큰 화제를 모았다"라며 "대한민국 춘천 출신 손흥민은 아시아 축구 역사상 가장 재능 있고 인기 있는 선수"라고 손흥민을 소개했다.
또한 다저스는 "손흥민은 한국 역사상 최다 득점자에 가까우며 토트넘에서 10년 동안 모든 대회에서 173골과 10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아이콘으로서 활약했다. 그는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골든 부트를 수상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 토트넘 올해의 선수로 두 번 선정됐고, PFA 올해의 팀에도 뽑힌 적 있다"라고 덧붙였다.


시구자 등판이 확정된 손흥민은 연습에 매진 중이다. 앞서 그는 자신의 시구 소식이 담긴 게시글을 공유하며 팀 동료인 라이언 홀링스헤드를 태그, "우리 더 연습해야겠는걸"이라고 적기도 했다. 벌써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과 일본 야구의 최고 스타 오타니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손흥민은 마운드에 서기 위해 LAFC 훈련장에서 축구화를 신은 채 글러브와 야구공을 손에 들었다. 숨을 크게 내쉬고 와인드업 자세를 따라 하며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시구를 연습한 것. 동료 골키퍼 토마스 하살이 포수 역할로 그의 투구를 받아줬다.
다소 낯선 모습이었지만, 손흥민은 밝은 표정으로 연달아 야구공을 던졌다. 그는 "어제 처음으로 공을 던져봤다. 사실 그렇게 나쁘진 않다"라며 너스레를 떤 뒤 "생각보다 거리가 좀 멀다. 그냥 힘을 빼고 던지면 된다. 그러면 쉽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살에게 자신의 공이 괜찮은지 묻기도 했다.
평가는 합격점이었다. 하살은 "좋은 공이었다. 좋아 보인다. 폼도 좋고, 공 회전도 좋다. 자신감도 가득하다"라며 손흥민을 칭찬했다. 다서스는 LAFC의 게시글에 "곧 만나요"라고 댓글을 남기며 손흥민의 시구날을 기다렸다.


미국 무대에 합류하자마자 LA를 상징하는 스포츠 스타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이다. 그는 지난 7일 LAFC에 2660만 달러(약 373억 원)의 이적료로 LAFC에 공식 입단했다. 공식 입단했다. 당시 LAFC는 "손흥민은 '블랙&골드'다.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이며 2029년 6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라며 "블랙&골드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라고 발표했다.
손흥민은 입단 직후부터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MLS도 손흥민 영입에 대해 "판타지로 시작한 일이 현실이 됐다"라고 평가하며 "이번 이적으로 LA에는 진정한 글로벌 슈퍼스타가 탄생했다. 손흥민은 2023년 리오넬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 뒤로 MLS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신입생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에센셜리 스포츠'는 "손흥민 영입은 이미 대박으로 보인다. 미국 축구계는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LAFC의 상품 판매가 급증했다"라며 "일각에서는 손흥민이 이미 두 시즌 동안 인터 마이애미에서 마법을 써내려온 '아르헨티나 슈퍼스타' 메시보다 MLS에서 더 큰 유명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손흥민의 등번호 7번 유니폼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가격도 195달러(약 27만 원)로 결코 싼 값은 아니지만, 손흥민의 미국 도착에 열광하는 팬들이 앞다투어 주문하고 있는 것. 존 토링턴 LAFC 단장에 따르면 그의 유니폼은 최근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뿐만 아니라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등 전 세계 스포츠 선수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이제 축구장을 넘어 야구장에도 등판할 예정인 손흥민.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코리안리거' 김혜성과 한국계 토미 현수 에드먼이 그를 환영하기도 했다.
김혜성은 다저스가 공개한 영상 편지에서 "안녕하세요 손흥민 선수, 저는 LA 다저스 김혜성입니다. 먼저 LAFC 입단을 축하드립니다.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손흥민 선수의 굉장한 팬이었습니다. 같은 LA 지역에서 뛰게 되어 영광이고 기쁜 마음입니다. LA에서의 축구 인생을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손흥민 화이팅!"이라고 말했다.
에드먼 역시 "안녕, 쏘니. 난 LA 다저스 에드먼이다. LA라는 이 도시에 온 걸 환영하고 싶다. 당신이 이곳에 오게 돼서 다들 기대하고 있다. 팬들도 당신을 사랑하게 될 거고, 당신도 LA에서 보내는 시간을 사랑하게 될 거다. 곧 다저 스타디움에서 만나길 기다리고 있다. 나도 LAFC 경기를 보러 가고 싶다. 화이팅"이라고 반겼다.
한편 손흥민은 MLB뿐만 아니라 곧 미국 농구 NBA 경기장에도 나타날 전망이다. 팀 동료인 홀링스헤드에 따르면 그는 NBA 경기 팁오프로도 초청받았기 때문. LAFC 지분을 소유 중인 'LA 레이커스 레전드' 매직 존슨이 이미 손흥민을 환영하는 영상 편지를 남기기도 한 만큼 레이커스의 크립토닷컴 아레나를 방문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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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AFC, LA 다저스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