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오현규(24, KRC 헹크)가 벨기에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제 유럽대항전까지도 단 한 발짝만 남았다.
헹크는 22일(이하 한국시간) 폴란드의 포즈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레흐 포즈난을 5-1로 대파했다. 양 팀의 2차전은 오는 29일 벨기에 헹크의 세게카 아레나에서 치러진다.
UEL 진출이 걸린 중요한 원정 경기. 오현규는 이번에도 토르스텐 핑크 감독의 선택을 받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여름 셀틱을 떠나 헹크로 이적한 뒤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핑크 감독이 "오현규는 톨루 아로코다레보다 뛰어나다. 그에게 기대를 건다. 정말 좋은 선수"라고 공개적으로 극찬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은 오현규에게 다사다난한 하루였다. 그는 1-1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전반 21분 좋은 퍼스트 터치와 강력한 몸싸움으로 수비를 이겨낸 뒤 절묘하게 꺾어찬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공은 왼쪽 골대에 맞고 골키퍼에게 향하고 말았다.
오현규는 자신이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도 놓치고 말았다. 그는 전반 38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고, 골문 오른쪽으로 슈팅했으나 방향을 정확히 읽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흘러나온 공이 딱 오현규 발 앞에 떨어졌다. 하지만 재차 시도한 슈팅마저 골키퍼가 넘어져 있는 위치로 보내면서 또 한 번 막히고 말았다.


그럼에도 오현규는 기어이 포즈난의 골망을 가르는 데 성공했다. 그는 팀이 3-1로 앞서고 있던 전반 40분 왼쪽에서 올라온 낮은 크로스에 발을 쭉 뻗어 갖다대며 마무리했다. 영리한 움직임과 빠른 속도가 돋보였다.
아쉽게 멀티골 기회가 무산되기도 했다. 오현규는 전반 42분에도 동료가 헤더로 내준 공을 정확한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포즈난 수비도 골키퍼도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슈팅이었지만, 야속하게도 공은 오른쪽 골대를 때리고 나왔다.
오현규의 활약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그는 후반 3분 상대를 뒤에서 강하게 압박하며 포즈난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그 덕분에 헹크는 5-1 대승을 거두며 UEL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오현규도 생애 첫 UEL 무대를 누비게 될 전망이다. 그는 셀틱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교체 출전한 경험만 있다.
후반 33분 아로코다레와 교체되면 임무를 마친 오현규.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그는 약 78분 동안 피치를 누비며 골대 2회, 페널티킥 획득과 실축 1회, 슈팅 7회, 기회 창출 2회 등을 기록했다. 빅찬스미스도 4차례나 됐지만, 평점은 8.5점으로 양 팀을 통틀어 두 번째로 높았다.


벨기에 무대에서 날개를 펼치고 있는 오현규다. 그는 지난 시즌엔 주로 아로코다레의 백업 역할을 맡았지만, 적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공식전 41경기 12골 2도움을 터트리며 '슈퍼 조커'로 활약했다. 득점력만큼은 유럽 최고 수준이었다.
오현규의 기다림은 올 시즌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했고, 골 맛까지 봤다. 포즈난을 상대로도 득점포를 가동한 오현규. 경기 후 핑크 감독도 "아름다운 축구를 했고, 전술적으로도 우위를 점했다"라며 "꿈 같은 결과"라고 만족했다.
5경기 2골 1도움으로 주전 자리를 굳혀나가고 있는 오현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으로서도 반가운 소식이다. 조규성(미트윌란)이 지난 시즌 무릎 수술 후 혈액 감염 합병증으로 자리를 비운 뒤 확실한 주전 스트라이커가 없기 때문. 베테랑 주민규(대전)과 오세훈(마치다), 오현규가 경쟁 중이다.
이대로라면 오현규는 내년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도 승선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달 미국 현지에서 열리는 친선 2연전이 또 하나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내달 7일 미국과 맞붙은 뒤 10일엔 멕시코를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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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헹크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