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컵에서 토트넘을 침몰시킨 영웅. 그러나 리그에서는 다시 벤치 신세다. 이강인(24, PSG)의 입지가 여전히 불안하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23일(한국시간)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리그1 2라운드 홈 경기에서 앙제를 1-0으로 꺾고 개막 2연승을 달렸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파비안 루이스였지만, 팬들의 시선은 교체 카드로 투입된 이강인에게 향했다.
이강인은 후반 36분 우스만 뎀벨레와 교체돼 약 10분가량을 소화했다. 기록상으로는 17차례 패스를 모두 성공시키며 100% 패스 성공률을 올렸지만, 시간적 제약이 너무 컸다. 불과 며칠 전 슈퍼컵에서 보여준 활약과 비교하면, 엔리케 감독의 선택은 의문부호를 달 수밖에 없다.
이강인은 지난 14일 토트넘과 UEFA 슈퍼컵 결승에서 교체 투입 직후 환상적인 중거리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어 승부차기에서 침착하게 키커로 나서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현지 언론은 “이강인이 PSG를 살렸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슈퍼컵 이후 팬들은 당연히 개막 리그에서 그의 입지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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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개막전 낭트전에서 이강인은 선발로 나서 61분간 활약하며 시즌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교체 카드로 밀려났다. 슈퍼컵 영웅에서 다시 조커로 내려온 것이다. PSG의 초호화 스쿼드 속에서 여전히 확실한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PSG는 앙제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도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 27분 네베스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뎀벨레가 실축하는 장면까지 나오며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결국 후반 5분 루이스가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아내며 간신히 웃었다.
문제는 이강인의 활용도다. 단순히 벤치 멤버로 두기에는 그의 기량이 아깝다. 슈퍼컵에서 보여줬듯 짧은 시간에도 경기 흐름을 바꾸는 능력이 충분하다. 하지만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여전히 크바라츠헬리아, 네베스, 뎀벨레 등 다른 핵심 자원들에게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비슷한 그림이었다. 시즌 초반 꾸준히 출전했지만, 1월 크바라츠헬리아 합류 이후 이강인의 출전 시간은 급격히 줄었다.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도 사실상 외면받으며 단 19분 출전에 그쳤다. 팬들이 우려하는 부분이 또다시 반복되는 모양새다.
PSG의 공식 입장은 “이강인을 내보낼 계획은 없다”지만 당사자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2026 월드컵을 앞둔 중요한 시점, 벤치만 지키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유럽 현지 언론들은 벌써 아스날, 맨유, 나폴리 등이 그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이강인의 운명은 단순하다. PSG에서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여름 막판 이적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느냐다. 슈퍼컵에서 ‘영웅’이 된 뒤 다시 교체 카드로 밀린 현실은, 그의 고민을 더 절박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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