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떠난 토트넘, 플레이메이커 공백에 이강인에 올인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8.23 20: 45

손흥민을 LAFC로 떠나보낸 토트넘 홋스퍼가 다시 한국 스타에게 눈을 돌렸다. ‘숙명의 라이벌’ 아스날에 에베레치 에제를 빼앗긴 뒤, 토트넘의 시선은 파리 생제르맹(PSG) 미드필더 이강인(24)에게 향하고 있다.
영국 유력지 더 타임즈의 기자 던컨 캐슬은 23일(한국시간)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풋볼 트랜스퍼스를 통해 “토트넘은 아스날에게 에제를 하이재킹당한 뒤, PSG의 이강인을 영입 리스트 최우선에 올려놨다”고 전했다.
사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내내 에제를 쫓았다. 제임스 매디슨이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당하고, 데얀 쿨루셉스키의 무릎 부상까지 겹치면서 플레이 메이커 수혈은 필수였다. 토트넘은 막판까지 에제 영입에 근접했지만, 이적 시장의 주인공은 아스날이었다. 무려 7800만 유로(약 1266억 원)를 앞세운 아스날은 에제를 품에 안았다. 토트넘 입장에선 뼈아픈 굴욕이었다.

캐슬은 “토트넘은 모건 깁스-화이트도 놓쳤다. 결국 에제-깁스화이트 두 건 모두 실패로 끝나면서 남은 선택지는 두 명뿐이다. 이강인과 AS 모나코의 마그네스 아클리우슈”라고 분석했다. 모나코는 아클리우슈 이적료로 7000만 유로를 부르며 버티고 있어, 실질적으로 토트넘의 시선은 이강인 쪽으로 기울고 있다.
흥미로운 건 이번 이강인 링크가 단순히 전력 보강 차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캐슬은 “다니엘 레비 회장이 왜 손흥민을 떠나보낸 뒤 이강인을 다시 잡으려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업적 측면을 짚었다.
손흥민의 LAFC 이적은 토트넘에 막대한 상업적 손실을 남겼다. 한국 시장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손흥민은 ‘토트넘 그 자체’였다. 그 공백은 단순히 축구적 의미를 넘어 구단 브랜드 가치의 직격탄이었다. 레비가 이강인을 대체재로 노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더 타임즈는 “토트넘은 아시아 시장에서 잃은 입지를 곧바로 회복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한국 스타를 품는 것은 상업적·전력적 양면에서 설득력이 충분하다. PSG는 이강인 이적료로 5000만 유로(약 811억 원)를 요구하고 있다. 사비뉴, 아클리우슈보다 저렴한 옵션이다"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PSG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PSG는 이강인을 내보낼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루이스 캄포스 단장은 이강인의 멀티 포지션 활용도를 높이 평가하며 “스쿼드 뎁스를 완성하는 필수 자원”으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로 이강인은 중원에서 6번·8번·10번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측면 공격 커버도 가능하다.
그러나 PSG의 태도가 ‘절대 불가’는 아니다. 레퀴프는 “만약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이 들어온다면, PSG는 대체자 영입 시간만 확보된다면 매각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토트넘이 지갑을 열면 협상 테이블은 언제든 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강인의 고민은 단순하다. PSG의 한 명으로 남을 것인가, 혹은 주전 보장이 가능한 팀으로 떠날 것인가. 그는 지난 시즌 전반기에만 37경기를 소화하며 6골을 터뜨리는 등 커리어 하이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1월 조지아 출신 괴물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합류, 그리고 유망주 데지레 두에의 성장으로 출전 기회는 급격히 줄었다.
그렇기에 이번 여름 이강인은 자신의 미래를 심각하게 성찰하기 시작했다. “슈퍼컵 우승 이후 PSG는 이강인의 미래를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며칠간 이강인은 스스로 커리어를 돌아보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레퀴프)
토트넘은 에제 실패 이후 급히 플레이 메이커 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강인은 주전 보장이 필요하다. 양측의 필요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순간이다. 물론 이적료와 PSG의 태도, 그리고 이강인의 최종 결단이라는 삼박자가 동시에 맞아야만 한다.
결국 남은 건 시간이다. 이적 시장 마감일은 9월 1일. 토트넘은 아스날에게 뺏긴 자존심을 회복하고, 손흥민이 떠난 공백을 이강인으로 채우려 한다. 반대로 이강인에게도 이번 여름은 단순한 이적이 아니다. PSG 벤치에 남느냐,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손흥민 후계자’로 도전하느냐. 커리어 전체를 좌우할 갈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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