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MLS 씹어먹다… 하지만 진짜 시험대는 시즌 끝나고 온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8.23 21: 49

미국 축구 전문 매체 골닷컴은 22일(한국시간) 손흥민의 MLS 초반 활약을 집중 조명하며 “손흥민의 비상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는 단숨에 리그 최상위 자원임을 입증했지만 앞으로 장기적으로 팀이 그를 중심으로 어떤 재편을 단행할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MLS 데뷔전 시카고 파이어전에서 교체 투입돼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예열을 마쳤다. 이어 두 번째 경기였던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에서는 선발 출전해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짧은 120분 출전만으로도 그는 이미 리그를 지배할 만한 파괴력을 과시했다.

뉴잉글랜드전에서 손흥민은 최전방에 배치됐지만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자유로운 공격 롤을 소화했다. 그는 경기 최다 기회 창출, 100% 드리블 성공률, 그리고 미국 국가대표 골키퍼 맷 터너를 위협하는 두 차례 슈팅으로 존재감을 증명했다. 골닷컴은 “첫 경기가 예열이었다면, 두 번째 경기는 본격적인 존재감 과시였다”고 평했다.
더 놀라운 부분은 수비 기여였다. 전방 압박이 약점이던 LAFC 전술에서 손흥민은 적극적으로 가담해 세 차례 공을 탈취했고, 다수의 경합 승리를 챙겼다. 공격형 지명선수(DP)임에도 게으르지 않은 모습은 현지 팬들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남겼다. 매체는 “손흥민이 부앙가의 약점을 보완했다”며 팀 전술에 완벽히 들어맞는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변수는 존재한다. 뉴잉글랜드가 올 시즌 부진 중이라는 점, LAFC 자체 경기력이 완벽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부앙가와의 공존’은 여전히 과제다. 두 선수 모두 왼쪽에서 안으로 파고드는 스타일이라 역할 중복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손흥민은 뉴잉글랜드전에서 장기를 일부 포기하고 부앙가를 위해 공간을 비워줬다.
현재 LAFC는 서부 5위에 올라 있으며 플레이오프 홈 어드밴티지까지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일정도 유리하다. 리그스컵에서 일찍 탈락해 MLS에 집중할 수 있고, 남은 10경기 중 강호는 신생팀 샌디에이고 정도뿐이다. 손흥민의 합류 타이밍은 절묘했다.
다만 골닷컴은 시즌 종료 후를 더 큰 변수로 꼽았다. 현 감독 스티브 체룬돌로가 시즌 후 독일 복귀를 예고했기 때문. 손흥민은 2027년까지 계약(옵션 포함 2028년)돼 있지만, 팀은 어쩔 수 없이 전술적 리빌딩을 거쳐야 한다. 즉, 단기적 호재를 넘어 장기적 청사진이 필요하다.
결국 손흥민의 MLS 도전은 지금까지 ‘기대 이상’이지만, 성공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스타성을 증명했으나, 그를 중심으로 어떤 팀을 다시 짤지가 진짜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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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LS, 사커 뷰 라디오, LAFC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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