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한물갔다고? 직접 보니 전혀 아니었다".
LAFC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FC 댈러스와 MLS 28라운드를 치른다. 현지 팬들과 언론의 모든 시선은 당연히 손흥민에게 쏠려 있다. 합류 직후 벤치 멤버로 나섰던 그는 이제 팀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7라운드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은 손흥민의 진가를 확인시킨 무대였다. 미국 무대 첫 선발 출전, 그것도 낯선 최전방 스트라이커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았다.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부드러운 연계 능력으로 공격의 축을 잡았다. 전반전부터 상대 수비를 흔들며 ‘토트넘 캡틴’ 시절의 위용을 그대로 재현했다.
경기 흐름을 바꾼 장면은 후반 초반에 나왔다. 0-0 균형이 이어지던 51분, 손흥민이 중앙에서 과감한 돌파를 시도했다. 슈팅은 상대 수비에 막혔지만 흘러나온 공을 델가도가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기록상 어시스트는 아니었지만 사실상 득점의 출발점은 손흥민이었다.
쐐기는 경기 막판 직접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빠른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은 전광석화 같은 침투로 공간을 파고들었다. 이어 빈 곳에 있던 쇼이니에르에게 정확한 라스트 패스를 건넸고, 동료는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번에는 정식 기록으로 도움 1개. 결국 LAFC는 2-0 완승을 거뒀고, 손흥민은 MVP로 선정되며 빛나는 무대를 완성했다.

수치 역시 화려했다.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1도움, 슈팅 2회, 유효 슈팅 2회, 기회 창출 5회, 빅 찬스 2회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은 88%(29/33)였고, 평점은 양 팀 최고인 8.5점. ‘MLS판 슈퍼스타’가 단숨에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MLS 레전드 공격수 브레들리 라이트-필립스는 “손흥민은 합류 직후부터 즉각적인 변화를 만들었다. 시즌 도중 들어왔음에도 놀랍게 빨리 적응했다. 첫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더니, 두 번째 경기에서는 도움까지 기록했다. 앞으로 더 무서워질 것”이라고 극찬했다.

무엇보다 뒷이야기가 화제였다. 앞서 손흥민의 MLS 도전을 두고 “이미 전성기가 지났다. LAFC에서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비판했던 코미디언 크리스티안 폴란코가 결국 고개를 숙인 것.
LAFC의 광팬인 폴란코는 자신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더 쿨리건스’에서 “직접 보니 완전히 틀렸다. 손흥민은 여전히 빠르고 경기력도 훌륭했다. 내 발언은 오만한 판단이었다”고 공개 사과했다.
토트넘을 떠난 지 불과 몇 주 만에 MLS 중심으로 올라선 손흥민. 유니폼 판매량, 현지 미디어 관심, 한인 커뮤니티의 폭발적인 지지까지 ‘흥민 효과’는 이미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심을 찬사로 바꾼 사나이. 손흥민은 또 다른 도전 앞에서 자신만의 답을 준비하고 있다. /mcadoo@osen.co.kr
[사진] MLS, 사커 뷰 라디오, LAFC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