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미쳤다! 수비수가 마라도나로 변신…10분 만에 이적설 종결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8.25 06: 45

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가 단 한 번의 폭풍 드리블로 모든 논란을 잠재웠다. 
바이에른은 지난 23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분데스리가 1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RB 라이프치히를 6-0으로 대파했다. 전반전부터 마이클 올리세와 루이스 디아스가 연이어 골망을 흔들며 상대의 숨통을 조였다. 후반전에는 해리 케인이 해트트릭을 작렬시키며 바이에른의 화력을 완전히 폭발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후 팬들과 언론이 가장 크게 주목한 이름은 따로 있었다. 바로 후반 교체 카드로 나선 김민재였다. 그는 후반 23분, 팀이 이미 4-0으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요나탄 타를 대신해 투입됐다. 흔히 이런 시점에서의 수비 교체는 단순한 체력 안배 혹은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김민재는 전혀 달랐다. 투입된 지 불과 10분 만에 라이프치히의 전진 패스를 차단하더니 곧장 폭발적인 드리블을 시작했다. 무려 세 명의 수비수를 따돌리며 하프라인을 가르는 장면은 그야말로 ‘마라도나식 드리블’을 연상케 했다.곧장 왼쪽으로 파고드는 케인에게 찔러준 패스는 완벽했다.
앞서 두 골을 넣었던 케인은 주저하지 않고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환호는 케인보다 김민재에게 더 크게 쏟아졌다. 수비수가 보여주기 힘든 폭발적인 돌파와 날카로운 공격 전개는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짧은 출전이었지만 기록은 압도적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패스 21회 전부 성공(성공률 100%), 키패스 1회, 걷어내기 2회, 가로채기 1회, 리커버리 1회를 기록했다. 단순히 드리블 한 방으로 팬심을 사로잡은 게 아니라, 공수 양면에서 존재감을 증명한 것이다.
독일 언론도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 김민재에게 박한 점수를 주던 ‘빌트’는 이번 경기에서 평점 2점을 부여했다. 이는 극찬에 가깝다. ‘SPOX’는 “김민재는 별명 ‘몬스터’ 그대로였다. 마치 타란툴라처럼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케인의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다”고 묘사하며 교체 선수 중 최고 평점인 2.5점을 안겼다.
사실 김민재는 이번 여름 내내 불안한 입지 논란과 이적설에 시달렸다.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 주전 보장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고, 슈퍼컵 슈투트가르트전에서도 교체 멤버에 머물렀다. 그 사이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천문학적 오퍼설이 흘러나오며, ‘김민재 이적’은 독일 언론의 단골 소재였다.
그러나 라이프치히전 단 10여 분 만에 모든 판도가 바뀌었다.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는 “바이에른에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 건 김민재의 이적이다. 사우디 같은 곳에서 엄청난 제안이 오지 않는 한, 그는 계속 뮌헨에서 뛸 것”이라고 못 박았다. 사실상 구단 내부에서 잔류가 확정됐다는 의미다.
팬심 역시 돌아왔다. 경기 종료 후 알리안츠 아레나에 모인 뮌헨 팬들은 케인의 이름보다 김민재의 이름을 더 크게 연호했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조차 잠시 뒤로 밀릴 만큼 김민재의 ‘마라도나 드리블’은 강렬했다. 쉬다 온 김민재의 가치를 보여주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번 개막전은 김민재의 ‘부활 선언’이었다. 단순한 조커가 아니라, 여전히 뮌헨 수비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벤치행이 오히려 약이 됐다. 짧은 출전에도 불구하고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벤치 멤버로 묶어두기엔 아까운 선수”라는 확신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제 남은 건 명확하다. 다시 주전 자리를 탈환하는 일이다. 라이프치히전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그 출발점이다. 주전 경쟁자 타와 우파메카노가 이날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상황에서, 김민재의 폭풍 드리블은 지도부에게 강렬한 인상을 새겼다.
무너질 듯했던 입지 논란과 이적설을 단숨에 종결시킨 김민재. 그리고 다음 목표는 분명하다. 타와 우파메카노를 제치고 주전 자리의 재탈환이 그 목표다. 그가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다시 한 번 ‘괴물 수비수’의 진가를 발휘할 순간은 머지않았다. /mcadoo@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뮌헨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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