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대승을 거두고도 마음껏 웃을 수가 없다. 3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에 머무른 아스날이 또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아스날은 24일(한국시간)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리즈 유나이티드를 5-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아스날은 개막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1-0 승)에 이어 무실점 2연승을 기록, 다득점에서 토트넘을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아스날은 경기 전 토트넘에서 하이재킹한 에베레치 에제를 팬들에게 공개하며 기대감을 키웠고, 초반부터 분위기를 압도했다. 전반 36분 세트피스에서 위리엔 팀버가 헤더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추가시간에는 부카요 사카가 오른발 슛으로 시즌 첫 필드골을 신고했다.
'새 얼굴' 빅토르 요케레스도 폭발했다. 그는 후반 3분 박스 안에서 돌파 후 정확한 마무리로 아스날 데뷔골을 신고했고, 종료 직전엔 페널티킥까지 차 넣으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팀버도 한 골을 더 보태면서 승격팀 리즈를 상대로 프리미어리그의 매운맛을 제대로 보여준 아스날이다.

그러나 아스날은 부상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 주장 마르틴 외데고르가 전반 38분 어깨 부상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에이스인 사카도 후반 8분 왼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 아웃됐다. 아스날에서 통산 200번째 경기에 나선 외데고르는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벤치로 물러났고, 사카는 의료진과 이야기를 나눈 뒤 곧바로 교체됐다.
안 그래도 카이 하베르츠를 무릎 부상으로 잃은 아스날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 하베르츠도 생각보다 부상이 심각해 추가 검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후 미켈 아르테타 아스날 감독은 "부정적인 이야기다. 외데고르는 착지하는 순간 어깨에 문가를 느꼈다. 내일 검진을 통해 더 정확히 확인해봐야 한다. 사카는 드리블 도중 상대 수비와 다투는 과정에서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전에 다쳤던 부위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단 2주 만에 하베르츠, 외데고르, 사카를 모두 잃었다는 건 우리가 얼마나 잘 준비돼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카의 햄스트링 부상이 가장 걱정을 모은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도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쳐 3개월 이상 자리를 비웠던 바 있다.
아르테타 감독은 "사카가 교체로 빠져나와야 했다는 건 분명 꽤 심각해 보이는 상황"이라며 "전력 질주 중에 이상을 느낀 건 좋은 신호가 아니다. 내일 검진 결과를 봐야 한다. 그는 이런 부상을 겪어본 적이 있어서 본인이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다. 의료진과 상의해봐야 한다"라고 우려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스날이 올여름 윙어 노니 마두에케를 영입했고, 중앙과 측면을 오갈 수 있는 에제를 데려왔다는 것. 특히 에제는 아스날이 관심을 접었던 선수였고, 토트넘과 모든 합의를 마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르테타 감독은 하베르츠의 부상 이후 마음을 바꿔 에제에게 제안을 보냈고, 한순간에 그를 가로채는 데 성공했다.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에서 빼앗아온 선수이기에 더욱 짜릿한 영입이다.
3전 4기로 우승에 도전하는 아르테타 감독. 시작부터 부상 변수라는 암초에 부딪힌 그는 "작은 스쿼드로는 우리가 원하는 레벨을 10달 동안 유지하기 불가능하다. 다른 상위권 팀들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우리라고 왜 달라야 하겠는가?"라며 "경쟁팀들은 여전히 우리보다 큰 스쿼드를 갖고 있다. 우리가 경쟁하고 목표를 이루려면 최소한 이 정도 규모는 필요하다" 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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