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시절부터 T1은 그에게는 태산 같은 부담감을 안기는 존재였다. 1년의 휴식을 끝내고 KT 지휘봉을 맡은 이후에도 T1은 여전히 버겁고 힘든 시련이었다. 이전 상대 전적까지 어느덧 연패는 '9'로 늘어난 상황, 아무도 KT의 승리를 점치지 않은 벼랑 끝 상황에서 드디어 그는 승전보를 전했다.
지긋지긋한 악몽처럼 따라다니던 T1전 연패의 사슬을 끊은 '스코어' 고동빈 KT 감독은 만면에 미소를 띄면서 플레이오프 선전을 다짐했다.
KT는 24일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레전드 그룹 5라운드 T1과 경기에서 간판 ‘비디디’ 곽보성의 변함없는 슈퍼플레이와 ‘퍼펙트’ 이승민의 속죄 활약이 어우러지며 예상 밖의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T는 시즌 13승(15패 득실 -6)째를 올리면서 레전드 그룹 4위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 직행을 확정했다. KT의 4위 확정으로 농심은 레전드 그룹 5위와 플레이-인 일정을 확정하게 됐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고동빈 감독은 "T1전을 승리하면서 자력으로 4위를 확정했다. 경기 내용, 특히 2세트를 압도적으로 이겨 더 기분 좋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승인을 묻자 고동빈 감독은 변수 창출에 능한 '케리아' 류민석의 견제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KT는 1세트 니코 뽀삐 바드에 밴 카드를 투자했고, '피터' 정윤수에게 마지막으로 서포터 카드를 쥐어주면서 카운터와 변수 차단에 집중했다. 레드 사이드에서 임한 2세트 역시 바드와 뽀삐를 제외하면서 상대의 선택지를 한정하려고 했다.
"케리아 선수가 후픽 챔피언을 잘하기에 그쪽에 신경쓰면서 경기를 준비했다. 실제로도 그 부분이 잘 통하면서 경기가 풀린 것 같다."
최근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퍼펙트' 이승민에 대해 고동빈 감독은 선수는 결국 경기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고 조언한 비하인드를 전했다. 고동빈 감독은 "T1전에서 퍼펙트 선수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지만, 100% 만족하는 경기력은 아니었다"라고 평가를 내리면서 '퍼펙트' 이승민의 분발을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고동빈 감독은 "이번 T1전을 이겼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것이 아니다. 남은 경기들을 계속 준비하면서 플레이오프 때 좋은 경기력 나올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보살의 마음'으로 선수들에게 경종을 울린 고동빈 감독의 의지가 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KT에 몰고 올지 기대해본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