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가 잔류할 가능성이 커졌단 소식이다. 개막전에서 보여준 활약이 구단 수뇌부의 평가를 바꿔놓았다.
독일 매체 ‘키커’는 24일(한국시간) “김민재의 이적은 더 이상 논의 대상이 아니다. RB 라이프치히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교체로 들어와 해리 케인에게 완벽한 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를 구단은 놓아줄 생각이 없다”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상상을 뛰어넘는 제안이 오지 않는 한 김민재는 바이에른에서 뛰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던 분위기와는 정반대다.
김민재는 여름 내내 이적설에 시달렸다. 지난 시즌 43경기 3593분을 소화하며 팀에 기여했지만, 아킬레스건과 허리 부상 여파로 시즌 막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독일 대표 수비수 요나탄 타가 새로 합류하면서 그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타가 새로운 주전 조합으로 자리 잡으면서 김민재는 뱅상 콤파니 감독에게 3번째 선택지로 밀려났다.
실제 김민재는 지난 8일 여름 프리시즌 토트넘과의 친선전과 17일 슈투트가르트와의 슈퍼컵 모두 교체로만 출전했다. 콤파니 감독은 우파메카노와 타를 우선적으로 기용했다. 당시 독일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사실상 매각 대상이다. 주전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다. 콤파니 감독은 다른 선수들에게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전하며 그의 미래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연봉도 논란이었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의 연봉은 1000만~2000만 유로(약 162억~325억 원) 수준이다. 벤치 멤버로 두기에는 부담이 큰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바이에른은 억지로 내보낼 계획은 없었지만, 이적 의사가 있다면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타-우파메카노 조합에 무게를 두고 요시프 스타니시치, 부상 중인 이토 히로키까지 고려하면 김민재는 필요 없는 자원으로까지 평가됐다.
하지만 2025-2026 분데스리가 개막전이 모든 흐름을 바꿨다. 바이에른은 23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분데스리가 1라운드에서 라이프치히를 6-0으로 대파했다. 후반 23분 교체 투입된 김민재는 10분 뒤 전방 압박을 끊어내고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를 선보였다. 이어 케인에게 정확한 패스를 전달했고, 케인은 이를 마무리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짧은 출전 시간이었지만 김민재의 임팩트는 컸다. ‘스폭스’는 “김민재는 별명 ‘몬스터’에 걸맞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마치 타란툴라처럼 전진해 케인에게 공을 연결했다”고 극찬하며 교체 선수 중 최고 평점을 부여했다. 평가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빌트’ 역시 평점 2점을 주며 호평했다.
개막전 활약으로 입지를 회복한 김민재는 주전 경쟁에 다시 뛰어들 기회를 잡았다. 타가 수비 뒷공간에서 흔들린다면 그의 기회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바이에른도 이제 김민재를 지키기로 방향을 틀었다. 시즌 초반부터 보여준 존재감이 앞으로 치열한 수비 경쟁 구도에 불씨를 댕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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