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아닌 척 했다" 책임감으로 참고 뛰었는데…채은성 부상 이탈, 한화 1위 희망 사라지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8.26 10: 42

주장의 책임감으로 참고 버텼지만 결국 쉬어간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주장 채은성(35)이 발가락 통증으로 개막 후 처음으로 이탈했다. 
채은성은 지난 2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 전날(24일) 대전 SSG전에서 5번 타자 1루수로 나와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경기를 끝까지 다 뛰었지만 25일 병원 검진을 받은 뒤 엔트리에서 빠졌다. 왼쪽 4번째 발가락 통증을 안고 있던 채은성은 관리를 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채은성은 이달 중순부터 발가락 통증을 안고 있었다. 지난 15일 창원 NC전에서 6회 대수비로 일찍 교체됐는데 이튿날 김경문 한화 감독은 “새 신발을 신었는데 발등이 조금 불편하다고 한다”며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21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한화는 류현진, 두산은 콜어빈을 선발로 내세웠다.2회초 2사 3루에서 한화 최재훈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밟은 3루주자 채은성이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2025.08.21 /sunday@osen.co.kr

2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한화는 황준서, SSG은 화이트를 선발로 내세웠다.8회말 1사 만루에서 한화 채은성이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5.08.23 /sunday@osen.co.kr

이후 8경기 중 3경기를 지명타자로 나서며 수비를 쉬고 틈틈이 관리받았지만 좀처럼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홈런을 치고 나서도 제대로 뛰는 게 어려울 정도였다. 채은성은 24일 SSG전을 앞두고 발 상태에 대해 “좋지 않다. 시즌이 끝나면 수술을 하든 치료를 하든 해야 할 것 같다”며 통증을 안고 시즌을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주장의 책임감으로 버틴 것이었다. 채은성의 발가락 통증이 악화된 시점에 한화는 연패에 빠졌다. 지난 16일 NC전부터 22일 SSG전까지 시즌 최다 6연패를 당하며 흔들렸다. 1위 LG와 격차가 5.5경기로 벌어지며 팀 전체가 가라앉았다. 
2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한화는 조동욱, 두산은 곽빈을 선발로 내세웠다.7회말 2사 1,2루에서 한화 채은성이 좌중월 스리런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2025.08.20 /sunday@osen.co.kr
팀이 최대 고비를 맞이한 상황, 주장으로서 아프다고 빠질 수 없었던 모양이다. 채은성은 “연패 기간 저도 사실 힘들었다. 아닌 척 하는 것도 힘들지만 (류)현진이 형, (이)재원이 형, (최)재훈이 등 고참들이 많이 도와줬다. 우승팀 주장(2018년 SK) 출신인 재원이 형이 ‘정말 힘든 거 아는데 네가 밝게 한다’는 조언을 해주셔서 도움이 됐다. 주장을 2년째 하고 있는데 많이 배우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까지 2위 LG에 5.5경기차 1위를 질주한 한화였지만 불과 한 달 사이에 상황이 확 바뀌었다. LG가 말도 안 되는 기세로 치고 올라가며 한화를 5.5경기 차이로 따돌리며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도 6연패가 있긴 했지만 후반기 5할 승률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잘 버텼다. 다만 LG가 잘해도 너무 잘했다. 
팀 전체가 힘이 빠질 수 있는 시기이지만 채은성은 주장으로서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게 분위기를 다잡았다. 그는 “순위 싸움을 몇 년 만에 해보는데 우리가 1위를 할 때는 선수들이 잘한 것도 있지만 여러 운도 따랐다”며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이 맞다. 한 번에 되는 게 없다. 단기전은 기세로 할 수 있어도 장기 레이스는 다르다. 지금 경험이 앞으로 우리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1년 하고 끝날 게 아니다. 한 번에 우승을 할 수도 있겠지만 계속 4강권에 들어서 꾸준하게 강팀이 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한화는 황준서, SSG은 화이트를 선발로 내세웠다.8회말 1사 만루에서 한화 채은성이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5.08.23 /sunday@osen.co.kr
연패 중에도 선수들에게 “지금처럼 하던대로 하자”고 다독이며 격려했다. 그는 “자기가 가진 능력보다 더 잘하려고 마음먹는 순간 오히려 잘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실망도 크고, 부담감도 많이 갖게 된다. 자기가 갖고 있는 것만 하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잘하려고 해서 잘해지면 좋지만 그게 아니더라”며 부담을 덜어주려고 애썼다. 
무엇보다 채은성은 올 시즌 내내 중심타자로서 큰 기복 없이 꾸준하게 활약했다. 115경기 타율 2할9푼9리(415타수 124안타) 19홈런 80타점 OPS .857을 기록 중인 채은성은 득점권 타율(.356), 만루시 타율(.636)이 증명하듯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팀 내 최다 타점으로 5번 타순에서 해결사로 활약했지만 부상으로 당분간 쉬어가게 됐다. 
6연패 이후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꾼 한화로선 큰 악재. 실낱같은 1위 희망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중심타자의 이탈로 공격력 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채은성의 발가락 상태 회복이다. 가을야구에서 한화가 일을 내기 위해선 건강한 채은성이 꼭 필요하다. 지금 이 시기에 미리 통증을 잘 다스려야 한다.
2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한화는 조동욱, 두산은 곽빈을 선발로 내세웠다.7회말 2사 1,2루에서 한화 채은성이 좌중월 스리런 홈런을 치고 홈에서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2025.08.20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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