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자옥은 진정한 우리 시대의 공주님이었다.
26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에 출연한 이성미는 고인이자 선배였던 김자옥과의 깊은 인연을 고백했다. 그는 “자옥 언니는 방송을 함께하며 친해졌는데, 정말 웃기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너무 예쁘고 웃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언니는 어쩜 그렇게 예쁘냐’고 했더니 ‘나 안 씻어’라고 대답하던, 타고난 배우였다”며 미소 지었다.
이성미는 김자옥과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며 누구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이자 든든한 친구였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암에 걸렸을 때 언니가 가장 먼저 ‘내가 암 선배니까 힘들면 얘기해’라고 문자를 보내줬다. 내가 힘들면 언니가 오고, 언니가 힘들면 내가 언니한테 가며 서로 의지했다”며 애틋한 우정을 떠올렸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병세 악화는 두 사람의 이별을 앞당겼다. 이성미는 “어느 날 언니의 문자가 횡설수설해 이상하다 싶어 갔더니, 이미 병원에 가야 할 상황이었다. 연명치료 때문에 목에 구멍을 뚫고 얼굴에도 기구를 씌운 채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마지막이었다”고 고백해 먹먹함을 안겼다.
김자옥은 세상을 떠나기 전 이성미에게 특별한 부탁을 남겼다. “‘내가 죽으면 네가 내 상을 치러줬으면 좋겠다. 한복을 입혀 달라. 국화는 싫으니 장미로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박술녀 선생님의 한복을 입히고, 장례식장은 장미꽃으로 가득 채웠다”고 전했다. 이어 “‘내 방도 좀 치워달라’는 말도 남겨 그대로 정리했고, 유품 일부는 후배들에게 나눠줬다”며 고인의 마지막 뜻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김자옥은 1970년 MBC 공채 2기 탤런트로 데뷔했다. 이후 '심청전'을 비롯해 '남자셋 여자셋' 등의 시트콤부터 '전원일기'와 같은 장편 드라마는 물론 '옥탑방 고양이', '백만송이 장미', '내 이름은 김삼순', '커피프린스 1호점' 등에 출연해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고인은 가수 오승근과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낳으며 스타 패밀리로도 응원을 받았다. 1996년에는 가수 태진아가 제작한 트로트 '공주는 외로워'를 발표하며 가수로도 활약했다. '공주는 외로워'는 약 60만 장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김자옥은 지난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 암이 폐로 전이돼 항암 치료를 이어왔다. 투병 중에도 '지붕 뚫고 하이킥', '오작교 형제들', '세 번 결혼하는 여자' 등에 출연했던 그는 병세가 급속히 악화되며 2014년 11월 16일 폐암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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