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지난 26일 고척 키움전을 마친 뒤 승장 코멘트에서 이례적으로 선발투수 류현진(38)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최근 꾸준히 잘 던지고 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27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어제뿐만 아니라 5경기 계속해서 잘 던지고 있는데 타자들이 뒷받침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 어제도 점수가 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안 나더라. (류)현진이는 자꾸 팀이 이기면 괜찮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류현진도 “제 승리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개인 성적보다 팀이 이기는 게 좋다”며 팀의 3-1 승리에 의미를 뒀다.
류현진은 26일 키움전에서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달 20일 수원 KT전에서 시즌 6승째를 따낸 뒤 최근 6경기 연속 7승 도전이 좌절됐다.
8월에 3차례 퀄리티 스타트 포함 5경기(30.1이닝) 평균자책점 3.26으로 호투하고 있지만 한화 타선이 각각 2점, 1점, 2점, 2점, 1점 지원에 그치며 지독하게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팀을 위해 4일 휴식 등판을 자청한 류현진은 이날도 팀 퍼스트 정신을 발휘했다. 6회까지 86구를 던진 상태에서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류현진은 “투구수도 괜찮았고, 더 던질 수 있는 상태였다”며 “(양상문) 코치님이 나중에 힘쓰라는 말을 하셨다”고 전했다. 가을야구를 대비해 힘을 아껴야 한다는 의미였다.
김경문 감독은 “본인이 1이닝 더 던질 수 있다고 사인이 왔는데 지금 우리가 스케줄상 급할 필요가 없다. 안 아프고 잘 마쳐서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6회까지 충분히 잘 던졌고, 쉬면서 다음을 준비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류현진의 8월 추가 등판은 없다. 선발 로테이션 순서대로라면 31일 대전 삼성전에 던져야 하지만 2연속 4일 휴식 등판은 하지 않는다. 김경문 감독은 31일 삼성전 선발에 대해 “대체 카드가 하나 나올 것 같다”며 “9월달 가면 6일간 경기하는 스케줄은 없다. 선발이 4일 휴식으로 던지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는 27일 키움 좌완 선발투수 C.C. 메르세데스를 상대로 이원석(우익수) 루이스 리베라토(중견수) 문현빈(좌익수) 노시환(3룰수) 손아섭(지명타자) 김태연(1루수) 이도윤(2루수) 최재훈(포수) 심우준(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이날 1군 엔트리에 복귀한 우완 문동주로 지난 16일 창원 NC전에서 강습 타구에 오른팔 전완부를 맞고 교체된 뒤 11일 만에 등판한다. 김경문 감독은 “부상 다음에 나가는 거니까 (몸 상태를) 열심히 지켜볼 것이다”며 “지금 동주가 작년과 달리 굉장히 자신감을 많이 갖고 있다. 볼도 작년과 똑같은 스피드가 나오지만 내용이 좋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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