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기다림의 시간, 드디어 부활하는 것일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은 지난 27일 사직 KT전에서 4타수 3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팀은 2-7로 완패를 당했지만, 나승엽의 타격감이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줬다.
나승엽은 이날 2회 첫 타석부터 우익수 방면으로 잡아당겨 2루타를 뽑아내며 장타를 기록했다. 이날 나승엽의 2루타 자체가 오랜만이었다. 마지막 2루타가 7월 31일 사직 NC전이었다. 거의 한 달 만이었다. 그 전 2루타는 5월 2일 사직 NC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4회에는 우전안타를 때려내면서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그리고 8회, 다시 한 번 잡아당겨 우익수 방면 2루타를 기록하면서 3안타 경기까지 완성했다. 나승엽의 3안타는 올해 두 번째로 지난 5월 21일 사직 LG전(3타수 3안타 3볼넷) 이후 98일 만이었다. 약 100일에 가까운 기다림 끝에 나온 3안타 활약이었다.

나승엽의 최근 타격 페이스는 나쁘지 않다. 그동안 지하까지 파고 들어갔던 타격감이었고 2군에서 재조정을 거치고 올라와도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지난 6월 2일, 2군으로 내려가기 전까지 타율 2할4푼6리(199타수 49안타) 7홈런 31타점 OPS .773의 성적에 그쳤다. 4월까지는 레이예스에 버금가는 팀 내 최고의 타자였지만 성적이 수직 낙하했다.
모두가 당황했던 부진이었다.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2군에서 재조정을 거치고 돌아온 뒤 살아났던 것을 생각하면, 2군에 다녀온 뒤는 괜찮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달라진 게 없었다. 6월 24일 다시 콜업됐지만 8월 2일까지, 22경기 타율 1할8푼5리(54타수 10안타) 1홈런 7타점 OPS .598에 머물렀다. 2군에 다녀온 뒤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인데 전혀 효과가 없었다.
결국 8월 3일 다시 2군으로 향했고 20일 콜업됐다. 이제는 조금씩 깨어나고 있다. 27일 경기 3안타에 앞서서 24일 창원 NC전에서는 4타수 2안타 2득점 1볼넷으로 멀티히트 3출루 경기를 펼쳤다.

김태형 감독은 그래도 나승엽이 라인업에서 해 줄 역할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기다렸다. 지난해 121경기 타율 3할1푼2리(407타수 127안타) 7홈런 66타점 59득점 OPS .880의 생산력을 보여줬기에 올해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지난해 부족했던 장타를 채우려다가 전체적인 타격감과 컨택 능력, 자체가 떨어졌다. 밸런스 조정 과정에서 땅볼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4개였던 병살타가 10개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양질의 타구들로 장타가 나오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도 주목했던 재능이었던 나승엽의 혹독한 성장통의 시간은 이제 끝나는 것일까.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대반격의 시간, 부활한 나승엽의 활약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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