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에이스 코디 폰세(31)가 메이저리그 11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개막 후 개인 최다 16연승을 질주했다. 하지만 폰세를 압도한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 존재감이 더욱 돋보인 경기였다.
폰세는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9탈삼진 3실점으로 막고 한화의 9-3 승리를 이끌며 시즌 16승째를 올렸다.
감기와 장염 증세가 겹쳐 지난주 원래 예정된 19일 대전 두산전 대신 22일 대전 SSG전으로 3일 미뤄진 폰세는 7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건재를 알렸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이날은 5회까지 8득점을 폭발한 타선에 힘입어 승리를 거뒀다.
투구 내용은 평소보다 좋지 않았다. 1회 박주홍을 3루 뜬공 처리한 뒤 송성문을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임지열에게 좌전 안타를 맞더니 김웅빈과도 9구 승부를 펼치다 볼넷을 허용했다. 직구가 뜨고, 변화구 제구가 흔들리면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루벤 카디네스에게 중견수 쪽으로 짧지만 높이 뜬 타구를 유도했다. 중견수 뜬공 아웃이 될 것으로 보였는데 이원석이 타구를 놓쳤고, 1타점 적시타로 이어져 허무하게 첫 실점했다.
1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폰세는 폰세였다. 김태진과 김건희를 각각 슬라이더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2회에는 1사 1루에서 박주홍을 2루 땅볼로 4-6-3 병살타를 유도한 폰세는 3회 송성문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3~4회 아웃카운트 5개를 삼진으로 잡으며 위력을 이어갔다.
5회가 마지막 고비였다. 박주홍과 송성문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임지열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졌다. 무사 만루 위기에서 폰세는 김웅빈에게 1~4구 연속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한숨 돌렸다. 이어 카디네스의 3루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왔지만 김태진을 체인지업으로 다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총 투구수 99개로 최고 시속 157km, 평균 153km 직구(53개) 중심으로 체인지업(17개), 커브(15개), 슬라이더(14개)를 던졌다. 1회에만 39개의 공을 던지며 힘을 뺐지만 5회까지 99개로 버텼다.
이로써 폰세는 KBO리그 개막 후 개인 최다 연승을 16연승으로 늘렸다. 종전 14승에서 2승을 더 추가한 기록. 2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간 폰세는 평균자책점이 1.53에서 1.66으로 올랐지만 1점대를 넉넉하게 유지했다. 탈삼진은 220개로 늘려 이 부문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을 갖고 있는 2021년 두산 아리엘 미란다의 225개에 5개 차이로 근접했다. 3개 부문 1위로 트리플 크라운이 유력하다.
경기 후 폰세는 "오늘의 승리는 모두 동료들 덕분이다.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승리 하지 못했을 것이다. 득점 지원도 있었고, 최재훈의 좋은 리드도 있었다.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의지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은 나에게 큰 힘이 된다"며 "오늘 평소에 비해 좋지 않은 투구였던 것은 맞다. 흔들렸던 이유는 딱히 없다. 야구라는 게 그런 것 같다. 좋은 날이 있으면 이런 날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더욱 내가 하던대로 하려고 노력했고, 동료들의 도움도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에 대해 폰세는 "개인적으로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나의 목표는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일조하는 것 뿐이다. 그래서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고, 오로지 팀의 승리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폰세가 승리를 거뒀지만 이날 스카우트들에게 더 깊은 인상을 심어준 선수는 송성문이었다. 이날 고척돔에는 시카고 컵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신시내티 레즈, 시애틀 매리너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캔자스시티 로열스, LA 다저스 등 11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대거 방문했다.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준비 중인 송성문이 있어 최근 고척돔에는 4~5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꾸준히 찾아왔는데 이날은 폰세의 선발 등판에 맞춰 두 배 넘는 인원이 몰렸다. 집중 관찰 대상인 폰세를 상대로 송성문이 홈런을 포함해 2타수 2안타 1볼넷 3출루로 완승을 거두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1회 첫 타석부터 폰세와 8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에서 볼넷을 골라낸 송성문은 3회 홈런을 쳤다. 폰세의 4구째 시속 153km 직구가 바깥쪽 높게 들어온 것을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시즌 24호 홈런. 송성문은 지난 5월10일 고척 경기에서도 폰세에게 5회 우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올해 피홈런 8개를 기록 중인 폰세에게 홈런 2개를 뽑아낸 타자는 송성문이 유일하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송성문은 5회 무사 1루에서도 폰세에게 우전 안타를 때렸다. 초구 몸쪽 높게 들어온 커브에 타이밍을 제대로 맞춰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생산했다. 올해 폰세 상대 타율 3할6푼4리(11타수 4안타 2홈런). 7회, 9회에도 볼넷을 얻어내 5출루 경기를 펼친 송성문은 이날까지 올 시즌 124경기 타율 3할2푼(488타수 156안타) 24홈런 77타점 21도루 출루율 .349 장타율 .537 OPS .931을 마크했다. 안타 2위, 홈런·장타율·OPS 5위, 타율 6위, 출루율 7위, 타점 8위로 스포츠투아이 기준 WAR 야수 1위(6.24)를 굳건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