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도착했더니 '130억 깎아주세요'...오현규, 이래서 이적 취소됐구나 "슈튜트가르트 재협상 요구→헹크가 거절했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9.03 07: 27

'대한민국 국가대표 공격수' 오현규(24, KRC 헹크)의 유럽 빅리그 입성이 슈투트가르트의 막판 변심에 좌절됐다. 처음에는 메디컬 테스트 탈락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알고 보니 그 배경엔 슈투트가르트의 무리한 욕심이 있었다.
독일 '빌트'는 2일(한국시간) "슈투트가르트는 공격수 없이 시즌을 시작한다. 오현규 이적 결렬의 모든 배경"이라며 "이럴 수가. 너무도 아쉬운 상황이다.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의 메디컬 테스트 탈락으로 영입을 기대했던 스트라이커 없이 개막하게 됐다"라고 보도했다.
오현규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슈투트가르트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최근 벨기에와 독일 현지 매체들은 일제히 오현규가 슈투트가르트에 깜짝 합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벨기에 측에선 그의 몸값이 최대 2800만 유로(약 454억 원)가 될 것이라 예상했고, 독일 측에선 보장액 2000만 유로(약 324억 원)에 추가 옵션이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축구대표팀 오현규. 2025.06.10 / jpnews@osen.co.kr

실제로 오현규는 헹크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고, 이적을 마무리하기 위해 독일로 날아갔다. 9월 미국 원정에 나서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나타난 홍명보 한국 축국대표팀 감독도 오현규에 대해 "약간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현지 시간이 남아있으니 하루 정도 비행기 타는 시간을 늦췄다"라고 힌트를 남겼다.
하지만 이적시장 마감 직전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오현규가 메디컬 테스트 탈락으로 슈투트가르트행 이적이 엎어졌다는 것. 빌트는 "슈투트가르트 쇼크: 새로운 닉 볼테마데가 될 예정이었던 오현규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는 슈투트가르트행이 불발됐다"라고 속보를 전했다.
매체는 "오현규의 에이전트는 슈투트가르트 진료소로 급하게 뛰어 들어갔다. 슈투트가르트는 헹크와 이적에 대해 기본적으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 소식통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의 이적료로 2500만 유로(약 406억 원) 이상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 2030년까지 계약이 논의 중이었지만, 이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라고 설명했다.
표면적 이유는 메디컬 테스트 탈락이었다. 슈투트가르트 의료진은 9년 전 당한 왼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 이력을 문제 삼으며 리스크를 강조했다. 독일 주류 매체도 오현규의 메디컬 이슈를 언급했다.
정확한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키커' 역시 이적료 문제로 협상이 취소됐을 수 있다면서도 "또 다른 걸림돌이 있었을 수도 있다. 오현규는 약 9년 전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다"라고 짚었다.
그러나 슈투트가르트가 마지막 순간 합의를 깬 이유는 단순한 메디컬 테스트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 'HBVL'은 "헹크와 슈투트가르트가 구단 역대 최고액 이적료에 합의한 지 불과 하루 만에 협상이 무산됐다. 공식적으로는 메디컬 테스트가 문제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금전적 이유가 더 컸다"라고 주장했다.
매체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는 2017년 발생했던 오현규의 과거 십자인대 부상을 문제 삼으며 합의된 조건을 바꾸려 했다. 겉으로는 메디컬 이슈였지만, 실제로는 이적료를 낮추거나 임대 쪽으로 틀어 협상 우위를 잡으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게 현지의 해석이다.
독일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키커는 "이적료 문제였을 수도 있다. 구단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의 이적료로 약 2000만 유로를 예상했지만, 벨기에 언론에 따르면 헹크는 2800만 유로를 원했다"라며 "오현규의 십자인대 부상은 그가 2017년 이후 오늘날까지 아무 문제 없이 뛰는 걸 막지 못했다. 그는 셀틱과 헹크, 한국 대표팀에서 활약해 왔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빌트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는 막판에 오현규의 이적료를 옵션 포함 2000만 유로 수준으로 낮추려 했다. 심지어는 임대 이적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자 헹크는 단호히 거절했다. 헹크 자체 메디컬에서는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지난 1년간 오현규는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는 등 경기에 꾸준히 출전해왔기 때문.
벨기에 'HLN'은 "슈투트가르트 메디컬 결과를 근거로 새로운 조건의 가격 협상을 원했다. 상당한 금액 삭감과 심지어 임대 제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헹크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헹크 구단은 오현규가 충분히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뛰고 있다고 판단한다"라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헹크는 "양 구단간 원칙적으로 합의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이적 조건에 대한 견해 차로 계약이 최종 결렬됐다"라며 "오현규는 다시 헹크로 복귀해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번 이적시장은 처음 구상한 대로 마무리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헹크로서는 슈투트가르트가 요구한 800만 유로(약 130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 삭감이나 임대 계약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 당초 헹크는 톨루 아로코다레를 클럽 레코드로 울버햄튼 원더러스에 매각했고, 유망주 유세프 에라비를 영입했다. 재정적으로도 여유가 가득한 상황. 이제는 계획했던 대로 오현규를 주전 스트라이커로 기용하면 그만이다.
20일 오후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7차전 한국과 오만의 경기가 열렸다.승점 14점(4승 2무)으로 B조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이 오만전과 25일 예정된 요르단전에서 모두 승리해 승점 6점을 얻어낸다면, 6월 예정된 이라크, 쿠웨이트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짓는다. 후반 한국 오현규가 오만의 강한 태클을 받고 있다. 2025.03.20 /cej@osen.co.kr
한편 파비안 볼게무트 슈투트가르트 디렉터는 "우리는 오현규를 오랜 기간 면밀히 관찰했고, 볼테마데의 공백을 메울 자원으로 굳게 믿었다. 그래서 빠르게 계약 절차를 밟았고, 선수를 초대했다. 그러나 구단 면담과 세부 협의 과정에서 복잡한 문제가 점점 늘어났고, 최종 합의와 이적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빌트는 이에 대해 "볼게무트는 오현규 이적 무산의 구체적 사유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는 한국 국가대표인 그의 명예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석했다.
또한 매체는 "오현규는 9년 전 십자인대를 다친 뒤 별 무리 없이 계속 뛰어왔다. 그러나 슈투트가르트 의료진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오현규의 무릎 문제를 생각보다 더 심각하게 인식했고, 향후 후유증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라며 "슈투트가르트와 헹크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오현규는 2025-2026시즌에도 헹크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다. 빌트는 "헹크는 이미 톨루를 판매하며 2600만 유로(약 423억 원)를 챙겼기에 이적료 수입이 급하지 않았고, 오현규 역시 오직 높은 가격에만 내보낼 방침이었다. 슈투트가르트는 마지막까지 재정 원칙을 고수한 끝에 공격수 영입에 실패했다. 이제 오현규는 벨기에로 돌아가 무릎에 큰 문제 없이 계속 경기에 나설 예정"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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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헹크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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