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주전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승규가 '핑거팁'으로 깜짝활약을 선보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지난 7일 미국과의 원정 평가전 첫 경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던 한국은 이날 멕시코와 비기면서 미국 원정 친선경기 두 경기를 1승 1무로 마감했다.
미국전 승리의 중심에는 수문장 조현우가 있었다. 오랫동안 K리그 최고 골키퍼로 군림해 온 그는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번 증명하며 주전 경쟁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조현우는 경기 전까지 A매치 44경기에 나서 43실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미 통산 기록과 실적만으로도 신뢰를 주지만 그는 이날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빼어난 반사 신경과 안정된 포지셔닝으로 대표팀의 뒷문을 걸어 잠갔다. 특히 전반 초반 미국의 강한 압박을 버텨내면서 분위기를 안정시켰고, 후반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클린시트를 지켜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이 연속 슈팅을 시도했지만 조현우는 두 번 연속으로 몸을 날리며 모두 막아냈다. 조현우의 선방으로 한국은 2골 차 리드를 지켜냈다. 이는 단순한 방어가 아닌 ‘승리를 지켜내는 선방’이었다.
대표팀의 골키퍼 자리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화두다. 조현우와 김승규 두 베테랑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멕시코전을 앞두고 김승규는 A매치 81경기에 나서 60실점을 기록하며 경험 면에서 앞서 있다. 그러나 지난해 아시안컵 도중 십자인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복귀 후에도 경기 감각을 되찾는 과정에서 조현우에 밀려왔다.
그런데 이날 경기서 김승규도 자신의 장점을 경기중에 선보였다. 2골을 내줬지만 김승규는 경기 막판 상대의 날카로운 슈팅을 핑거팁으로 막아내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따라서 김승규는 주전 경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경기중 스스로 증명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9/10/202509101233770284_68c0f277a33e5.jpg)
흥미로운 점은 두 선수 모두 ‘월드컵 경험자’라는 것이다. 조현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세계 무대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김승규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다. 홍명보 감독 입장에서는 어느 한쪽을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2연전은 사실상 최종 테스트 무대다.
대표팀 내부에서는 세대교체 논의도 나오지만 골키퍼 포지션만큼은 여전히 두 베테랑이 중심이다. 안정감과 리더십, 그리고 큰 경기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