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엄정화(56)가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출산 후 무대에 선다는 건 당시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며 여성 연예인으로서 마주해야 했던 현실적 제약을 회상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SPNS TV’의 영상 ‘대한민국 LGBTQ씬의 영원한 아이콘’ 편에서 엄정화는 게스트로 출연해 인생사와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해당 영상은 12일 공식 채널을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엄정화는 ‘나이’라는 화두에 대해 “내가 30대일 때는 지금처럼 활발히 활동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조차 못 했다”며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도 결국 그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을 하면 여배우로서, 또 여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데 분명 한계가 있을 것 같았다. 당시 분위기에서는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배우는 엄마 역할로만 한정됐고, 가수는 현역으로 무대에 선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은 가능해진 부분이 많지만, 그때는 나이에 대한 시선이 너무 가혹했다. 일정 나이를 넘기면 곧바로 ‘사라지는’ 분위기였다”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또한 “20대 후반부터는 기사마다 나이가 따라붙었다.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싶은데, 고정관념과 한계들이 늘 나를 옭아매는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엄정화는 나이라는 틀에 얽매이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계속 도전하고, 표현하고, 내가 좋아하는 걸 해내고 꿈을 이뤄야 한다. 그런데 나이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100세 시대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먼데, 자꾸만 나이에 집착하는 현실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는 말에는 크게 공감하며 웃음을 자아낸 그는, 동시에 젊은 세대에게 따뜻한 조언도 전했다. “살다 보면 힘든 일은 끝없이 생긴다. 그럼에도 막막함에 빠지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일, 가슴 뛰는 일을 용기 있게 선택해 나아가라. 커리어에서는 무엇보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라.”
한편 엄정화는 앞서도 “결혼하지 않은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순간적인 안도와 동시에 슬픔이 교차했던 경험이 있었다며, 자신의 선택이 단순한 거부가 아니라 치열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음을 고백한 바 있다./ssu08185@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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