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서 해고나 되길 기도해". 할리우드 스타 크리스 프랫부터 K팝 아이돌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과 8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 해쭈까지 미국 극우 정치 평론가 찰리 커크의 피격 사망 사건을 추모했다가 호된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속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약칭 가오갤)' 시리즈의 '스타로드'로 사랑받는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프랫이 최근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지난 11일 개인 SNS에 피격 사망한 찰리 커크에 대해 "찰리 커크와 그의 아내, 그리고 어린 자녀들,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 주여, 우리를 도우소서"라는 글을 올린 여파다.
찰리 커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 밸리 대학교에서 강연 중 피격 사망했다. 단 일발에 경동맥이 관통당해 훈련받은 저격수의 사건이라는 추측까지 제기되는 상황. 그러나 미국 현지에서도 애도나 추모 외에 "당해도 싸다"라는 식의 반응까지 일고 있어 갑론을박을 자아내는 중이다.

찰리 커크는 현지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극우 성향의 정치 평론가인 그는 특히 오랜 시간 미국을 들썩이게 만든 총기 문제에 관련해 유독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심지어 그는 과거 한 강연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미국의 총기 사망 사건들조차 "매년 일부 희생이 따르더라도 수정헌법 2조를 지키기 위해 감수할 합리적 대가"라고 발언한 바 있다. 덴버 학교 총기 사망 사건 등, 미국 총기 사망 사건이 학교에서 발생해 무고한 어린 아이들이 피해자가 되는 것에 경각심이 높았던 상황. 그럼에도 희생자들을 경시하는 찰리 커크의 발언에 미국 여론 또한 비판을 성토해왔다.
이에 찰리 커크의 사망을 공개적으로 애도한 크리스 프랫을 향해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덴버 학교 총격 사건의 유가족들을 위해서도 기도해라", "학교에서 총에 맞아 죽은 아이들은 어떻게 됐을 것 같나"와 같은 총기 이슈부터 "마블에서 해고나 당하길"이라는 식의 보이콧 반응까지 있었다.

크리스 프랫은 지난 2020년에도 '친 트럼프' 논란에 휩싸였기에 이번 찰리 커크 추모 발언은 더욱 주목받았다. 그가 다니던 교회가 극단적 보수 성향으로 알려지고 성 소수자 혐오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모금 행사에 다수의 '어벤져스' 출연진이 참석했음에도 크리스 프랫은 불참했다. 이는 크리스 프랫이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마크 러팔로 등 '어벤져스' 출연진이 크리스 프랫을 감싸며 일단락됐다.
미국 극우 정치인의 피격 사망 사건이지만 이는 할리우드 뿐만 아니라 국내 연예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인기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이자 배우인 최시원도 지난 11일 SNS에 찰리 커크를 추모하기 위해 제작된 이미지를 게재한 것이다. 찰리 커크는 국내에서 열린 기독교 관련 행사에도 참석한 바 있고, 최시원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바. 이에 종교적 영향으로 추모한 것이라는 해석이 등장했으나 '극우 인사'를 추모했다는 비판을 잠재우진 못했다. 결국 최시원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채널 구독자 약 84만 명을 자랑하는 유튜버 해쭈 또한 찰리 커크를 추모했다가 사과했다. 해쭈는 찰리 커크의 추모 관련 콘텐츠들에 '좋아요'를 눌렀는데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져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이에 해쭈는 13일 새벽 개인 SNS에 장문의 사과문과 해명글을 게재했다. 그는 사과문에서 "그(찰리 커크)가 생전 어떤 정치 스탠스를 가졌는지 정확하게 확실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몇 가지의 단편적 모습만으로 판단했다"라며 "제가 정말 무지했다. 진심으로 죄송했다"라고 사과하며 관련 '좋아요'들을 모두 취소했다고 밝혔다.
/ monamie@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 DB, SNS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