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은이 자신의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16일 방송된 KBS1 ‘아침마당’의 ‘화요초대석’ 코너에는 김혜은이 출연해 연예계 생활에 대해 돌아봤다.
서울대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기상캐스터로 변신, 이후 배우로 활동 중인 김혜은은 1만회를 앞두고 있는 ‘아침마당’에 첫 출연했다. 패션위크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남다른 패션으로 등장한 김혜은은 “착하게 나오면 기상캐스터처럼 보일 것 같아서 그래도 스웨그가 있는 모습으로 왔다”며 “‘아침마당’을 즐겨보는데 요즘 ‘화요초대석’이 많이 핫해졌더라. 많이들 줄을 서있어서 이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18년째 배우 활동 중인 김혜은은 “저도 깜짝 놀랐다. 20년이 다 되어가더라”고 말했다. 2010년 이후 한번도 쉰 적이 없는 김혜은은 “늦게 시작하니까 쉴만 하면 ‘쉬어도 돼?’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 좀 알아?’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면서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임하다보니 20년 가까이 되고 있다. 해외 여행을 가지 못할 정도인데, 삶이 드라마 현장에만 있게 됐다. 그래서 지금 ‘아침마당’에 나올 수 있게 된 것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김혜은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배우가 되고 나서 인간이 많이 바뀌었다. 그 전에는 순수 예술을 하고 전공하다 방송사 보도국에서 있었는데 연기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아보게 됐다. 역할도 다채롭게 하다보니 나를 돌아보게 됐다. 나를 객관화하는 힘이 생겼다. 나만의 잣대가 아닌 내 스스로를 캐릭터로 보고 있다. 한심할 때도 있고 괜찮다 생각을 할 때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4살 때부터 노래를 하면서 서울대 성악과를 전공한 김혜은. 그는 “주제 파악이 잘 되는 사람이었다. 그게 어릴 때부터 심했는데, 대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미국 줄리어드 대학원을 가고 싶어서 살펴보고 건너갔는데, 가보니 전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사람들이 다 있었다. 나는 내 악기(목소리)가 대단히 좋은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서 의심을 하게 되고 아무리해도 안되겠다는 걸 알게 됐다. 대학교 4학년 때 ‘내 악기 후지다’라고 생각하면서 귀국했는데 IMF가 터지면서 집이 어려워졌다. 장녀이다보니까 세계적인 프리마돈나가 되야겠다라는 확신이 없다보니 이건 부모님에게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면서 꿈을 접게 됐다”고 말했다.
김혜은은 “어머니가 많이 우셨다. 4살 때부터 저를 성악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셨는데 많이 아쉬워하셨다. 하지만 그때는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부모님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아쉽겠지만 나중에는 잘한 일이라고 하게 될 거라고 설득했고, 지금은 진짜로 그렇게 말하신다. 객관화가 잘 됐기 때문에 바로 그만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김혜은은 기상캐스터로 활동했다. 김혜은은 “IMF 때가 아픈 해였는데 고민을 하다가 노래는 아닌 것으로 결정이 나니까 뭐를 해서 살아가나 싶었다. 뉴스를 보면서 꿈을 꾸게 됐고, 각 방송사에 지원한 끝에 MBC에 가게 됐는데 6명 중 2명을 뽑는데 3등이었다. 이를 모르고 청주 MBC에 갔다가 기상캐스터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해서 하게 됐다. 지구 과학을 정말 싫어했는데 기상 캐스터를 하면서 다시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혜은은 이익선 기상캐스터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이익선 기상캐스터가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혜은은 “생방송인데 라이브로 노래도 부르는 등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했을까 싶은 짓들을 많이 했다”면서 우비 색깔을 다르게 하면서 날씨를 알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혜은은 “자기객관화가 잘되다 보니 조직 안에서도 나를 돌아보게 됐다. 좀 지나니까 내가 아니어도 되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내가 없어도 조직이 굴러가는데 이상이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들면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덧없다고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혜은은 “리드멘트를 독특하게 하려고 하루 종일 고민하는데 고민을 해서 오프닝을 하면 다음 아침뉴스하는 기상 캐스터가 그걸 그대로 쓰더라. 그런게 그걸 조직에서 아무도 모르더라. 내가 이렇게 고민하는 걸 아무도 모른다는 게 슬프게 다가왔다. 1년 동안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내 인생의 모티베이션을 줄 수 없겠다 생각해서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상캐스터 이후 배우의 삶에 들어서게 된 김혜은. 그는 “기상캐스터 할 때 보도국이 배경인 작품이 있었다. 기상캐스터가 잠깐 나오는데 주인공의 푼수 같은 친구로 출연하게 됐는데 연기는 또 다른 영역이었다. 노력을 했던 걸 알아주셨는지 잠깐 출연이었는데 6회 분량이 됐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 김혜은은 귀 한 쪽이 들리지 않아 한달 정도를 쉬었던 김혜은은 기상캐스터를 그만두고 ‘아현동 마님’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임성한 작가의 작품을 통해 데뷔하게 된 김혜은. 아이를 낳은 지 1년 만에 연기자로 데뷔하게 된 김혜은은 “남편에게는 딱 한 작품만 하겠다고 설득을 했었다. ‘범죄와의 전쟁’ 나오고 나서는 주변에서 말리지 못한다고 하면서 이제는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배우의 길에 들어서게 된 김혜은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날개를 펼쳤다.

김혜은은 “매체 연기를 주로 해왔다보니 내게는 도전 같은 게 하나 있는데 무대 연기다. 한 번은 도전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은데 지금까지는 두려움이 많았지만 나이가 들기 전에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광기는 김혜은의 딸이 고등학생이지만 화장품 CEO라면서 엄마의 도전 의식을 닮은 만큼 김혜은도 새로운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한편, 김혜은은 지난 10일 개봉한 영화 ‘가족의 비밀’에서 열연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