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의 정치 평론가 찰리 커크가 피살된 뒤, 국내 연예인들의 추모 행보가 연이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단순한 애도일 뿐이라는 시선과, 특정 사상을 옹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맞부딪치고 있다.
슈퍼주니어 최시원은 지난 11일 SNS에 “REST IN PEACE CHARLIE KIRK”라는 문구와 함께 고인의 사진, 성경 구절을 공유했다. 그러나 찰리 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성소수자 혐오·인종차별 발언으로 비판을 받아온 인물이라는 점이 알려지며 거센 역풍을 맞았다.
일부 팬들은 “추모일 뿐”이라고 옹호했지만, “극우 인물의 죽음을 애도하는 건 그 사상에 동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도 거세졌다. 결국 그는 게시물을 삭제하고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게 비극적 죽음을 애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원더걸스 출신 선예 역시 지난 16일 SNS에 성경 구절과 함께 찰리 커크 추모 영상을 공유했지만 곧 삭제했다. 이밖에도 배우 진서연, 최준용도 각각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글을 남겼고, 유튜버 해쭈는 추모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논란의 핵심은 추모의 진정성과 그 파급력이다. 연예인들의 행동은 종교적 신념이나 인간적 애도의 표현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대상이 혐오 발언으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킨 인물이라면, 공인으로서의 행보는 단순한 애도를 넘어선 정치적 메시지로 읽히기 쉽다.
실제 일부 네티즌은 “비극적 죽음을 애도하는 마음 자체는 존중해야 한다” “공인도 개인의 신앙과 감정은 있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추모 대상이 극우 성향 인사라는 걸 모를 수는 없지 않나” “공인이라면 최소한 발언의 맥락과 파급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애도는 개인의 자유지만, 그 자유는 영향력이 큰 만큼 더 큰 책임과 검증을 요구받는다. 결국, 공인의 발언은 개인의 자유일까, 대중 앞에 선 이들의 검열 대상일까. 이번 논란은 결국 ‘공인의 자유와 책임’을 둘러싼 오래된 질문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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