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네까짓 게 대표라니”..故오요안나, 폭언 담긴 녹취 공개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5.09.17 16: 31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BBC News 코리아에는 “오요안나 사망 1주기: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의 현실, 무엇이 달라졌나”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 속에서 오요안나의 어머니는 딸의 1주기를 맞아 다시 MBC 사옥 앞을 찾았다. 그는 “딸을 잃은 지 1년이 지났지만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는 현실에 단식을 시작했다”고 호소했다.
어머니는 여전히 딸이 방송을 위해 준비해둔 원피스와 구두를 버리지 못한다며, 생활고와 고용 불안 속에서도 방송 일을 놓지 않았던 오요안나를 떠올렸다.

특히 이날 유족이 공개한 음성 파일은 참담했다. 고인은 생전 선배들로부터 “네가 얼마나 잘 났냐”는 폭언을 들었고, 한 지인은 방송사 분위기를 두고 “일진놀이하는 판 같다”고 증언했다. 오요안나는 모친에게 “내가 그렇게 최악이냐고, 내가 주변 사람들한테 너무 건방지게 한다는 거야. 그것에 대해 무조건 내 탓을 하라고 한다”며 눈물로 토로하기도 했다.
녹취에는 실명으로 지목된 선배들의 목소리도 담겼다. 한 선배는 “네가 그렇게 잘났냐? 선배가 네 친구냐. 너 나랑 전화로 말싸움 할래? 네가 나한테 죄송했어야지”라며 타박했고, 또 다른 선배는 “여긴 질이 안 좋아. 일진놀이하는 판이야. 장단 잘 맞춰야 살아남는다. 안 그러면 자멸한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특히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 이후 오요안나는 또 다른 공격을 받았다. 선배들이 “네가 ‘유퀴즈’ 나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냐”, “네까짓 게 1년도 안 된 네가 왜 우리 MBC 대표냐”며 공개적으로 소리를 질렀다는 증언도 남았다.
어머니는 이번 비극이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니라, ‘프리랜서 구조’의 모순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기상캐스터들이 사실상 직원처럼 일하면서도 정규직 보장은 받지 못한 채 과도한 경쟁과 불안정 속에서 딸이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MBC는 같은 날, 기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정규직 채용 형태의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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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NS /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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