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세' 정지영 감독 "군사독재 검열 맞서 영화인생 50년 '부국제' 공로상" [30th BIFF]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5.09.17 20: 53

영화감독 정지영이 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17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약칭 부국제, BIFF) 개막식이 치러졌다. 
이날 부산국제영화제 박광수 이사장은 "1986년에 큰 변화가 생겼다. 그 전까지 한국영화는 정부에서 공인한 허가받은 회사 20개만 영화를 만들수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제작 자유화에 혼란의 시가도 잇었다. 그때부터 정부와 한국영화계의 대화가 있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중심을 잡아준 분이 있다. 79세의 나이에도 새 영화 후반작업을 하시는 분"이라며 정지영 감독을 공로상 수상자로 호명했다. 

실제 정지영 감독은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블랙 머니', '소년들' 등 다수의 작품으로 한국 사회에 문제의식을 제시한 인물이다. 최근에는 신작 '내 이름은'을 준비 중이다. 이에 개막식 사회자 이병헌은 "사회정의를 향한 깊은 통찰로 한국 현실을 예술로 승화한 거장"이라고 정지영 감독을 소개하며 "감독님 같은 선배 영화인의 헌신에 한국영화가 발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무대에 오른 정지영 감독은 "조감독부터 시작하면 영화인생 50년이다. 영화 반세기동안 카메라 곁에 서있었을 뿐이다. 그 카메라를 통해 담아낸 언어로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게 제 삶이었다. 그냥 카메라 곁에 서있는 저를 지켜준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카메라 앞에는 영화를 위해 열심히 뛰어준 연기자들이 있었고 카메라 뒤에는 나와 밤을 지새운 수많은 스태프들이 있었다. 제가 만든 영화를 고맙게 지켜주고 바라봐준 관객들, 이 모든 숨결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것 같다"라고 겸손을 표했다. 
다만 그는 "반세기 50년, 순탄치만은 않았다"라며 "때로는 거친 파도와 싸웠고, 열심히 노를 저었다. 군사독재시절에는 검열과 맞서싸웠고, 할리우드가 시장을 지배할 땐 그들과 맞서 싸웠다. 또 대기업이 투자와 배급을 독과전으로 운영할 땐 그 문제로 싸웠다. 따라서 그 긴 강을 거친 강을 걸어온 저 혼자가 아닌 수많은 동료, 후배, 선배님들이 계신다. 이 상은 그들을 대신해 제가 받는 거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부산 바다는 항상 새로운 파도를 보이게 해준다. 한국영화도 마찬가지다. 지금 잠시 한국영화가 위기에 처해있다. 하지만 한국영화인들은 언제나 새롭고, 힘차고, 바람직한 영화들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 부산국제영화제를 즐기러 온 관객여러분과 해외 게스트 여러분 어딘가 보석같은 한국영화가 수머있으니 찾아서 많이 즐겨달라"라고 강조해 뭉클함을 더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26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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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네이버 치지직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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