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아들의 동성 결혼식을 발표한 뒤 첫 국내 공식석상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다.
윤여정은 오늘(19일)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진행되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약칭 '부국제')에 참석한다. 그는 영화 '결혼 피로연'의 주연으로서 앤드류 안 감독, 함께 호흡한 배우 한기찬과 함께 '부국제'에 참석한 관객과 취재진을 만날 예정이다.
'결혼 피로연'은 두 동성 커플의 가짜 결혼 계획에 눈치 100단 할머니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예측불가 코미디 영화다. 지난 1993년 공개된 동명의 작품을 한국계 미국인 앤드류 안 감독이 현대적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여기에 윤여정, 한기찬, 보웬 양, 릴리 글래드스톤, 켈리 마리 트란, 조안 첸 등이 출연한다.
특히 영화는 한국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 애플TV+ 시리즈 '파친코'에 이어 선택한 해외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나리'와 '파친코'에서 이민자 가정의 K-할머니로 감동을 선사한 윤여정. 그는 '결혼 피로연'에서는 성소수자 손주를 품는 모습으로 유쾌한 감동을 보여준다.

더욱이 '결혼 피로연'은 윤여정의 경험을 연기로 풀어낸 작품으로도 이목을 끌고 있다. 윤여정의 첫째 아들 또한 커밍아웃을 했고, 동성 결혼이 합법인 미국 뉴욕에서 결혼식까지 올렸기 때문. 이에 실제 가족의 동성애를 용인한 윤여정의 개인적 경험이 영화에 어떻게 녹았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부국제' 참석에 앞서 지난 4월, 윤여정은 '결혼 피로연'의 개봉을 맞아 버라이어티 등 미국 연예 매체들과 인터뷰에 임했다. 그는 "당신이 이 캐릭터에 공감한 이유가 아들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이라고 들었다"라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첫째 아들이 지난 2000년에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했다"라고 밝혔다.
더욱이 그는 "뉴욕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을 때, 그 곳에서 아들의 결혼식을 열어줬다. 한국에서는 아직 비밀로 하고 있을 때라 온 가족이 뉴욕으로 가서 진행했다"라고 고백해 놀라움을 더했다. 또한 극 중 커밍아웃한 손자에게 "너는 내 손자야"라고 말하는 대사에 대해서도 "실제 내 삶에서 나온 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윤여정은 "고향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아직 모르겠다. 저한테 책을 던질 수도 있다"라며 동성애에 보수적인 한국 분위기를 언급하기도 한 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제는 아들보다 사위를 더 사랑한다"라며 아들 부부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드러낸 터다.
이후 한국 방송인 홍석천이 지난 6월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게스트로 출연해 윤여정의 발언을 언급하며 눈물까지 보였다. 지난 2000년 커밍아웃해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홍석천은 "윤여정 선생님이 아들의 커밍아웃을 밝혔을 때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 생각이 났다. 국민들이 많이 이해해주시고 열린 사회가 된 것 같아 감사하다"라고 진심어린 감사를 표했다.
이 가운데 윤여정이 아들의 동성 결혼 발표 후 첫 공식석상으로 '결혼 피로연' 팀과 함께 '부국제'를 찾는 상황. 그는 이날 오후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무대인사부터 시작해 기자회견장에서 간담회 형식의 인터뷰까지 대중과 언론을 넘나들며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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