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냥 선배님을 좋아합니다. 네, 좋아해요". 변성현 감독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배우 설경구를 향한 사랑고백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19일 오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받은 영화 '굿뉴스'(감독 변성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변성현 감독과 주연으로 활약한 배우 설경구, 홍경, 야마다 타카유키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굿뉴스'는 1970년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다. 실제 1970년 3월에 발생한 일본 민항기 요도호 납치사건을 모티브 삼아 변성현 감독이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만들었다. 영화는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의 월드 프리미어 상영 이후 몰입도 높은 스토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 유니크한 연출로 주목받으며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민감한 소재, 해외 영화제 러브콜을 받는 충무로 기대주 변성현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외에도 '굿뉴스'는 변성현 감독과 설경구의 재회로도 이목을 끌고 있다. 영화 '불한당', '킹메이커', '길복순'에 이어 네 번재로 변성현 감독과 설경구가 만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 설경구는 영화 '더 문', '소년들', '보통의 가족'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 등 쉬지 않고 작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변성현 감독은 '불한당' 이후 네 번 연속으로 설경구를 주인공으로 전면에 내세운 바. 페르소나도 이런 페르소나가 없다.
그만큼 신뢰는 두텁지만, 설경구에게도 네 번 연속 러브콜은 고민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그는 "네 번 연속이라 고민이 안 된 게 아니라 더 고민스러웠다"라고 털어놨다. "보시는 분들이 연속으로 네 번 연속 변성현 감독 영화에 출연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서 실제로는 해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변성현 감독을 만난 것에 대해, 설경구는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그는 "'불한당'부터 변성현 감독 영화를 했는데 처음에는 거부감이 조금 있었다. 그런데 이후부터는 이 스타일에 재미를 많이 느꼈다. 또 '굿뉴스'라는 스케일 큰 영화에 어떤 스타일로 보여줄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불한당'으로 저를 빳빳하게 피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또 다시 구겨버리겠다고 해서 어떻게 구길까도 궁금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설경구는 '불한당'을 통해 '지천명 아이돌'로 불리며 큰사랑을 받은 터다. 이어 그는 "구겼다고는 하더라, 이번 영화에서는"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어떻게든 저를 변화시키려고 애를 써주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변성현 감독은 여전히 설경구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네 번 연속 설경구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그냥, 제가 설경구 선배님을 좋아한다"라고 답했다. "배우로서도 좋아하고, 형님으로서, 선배님으로서도 좋아한다"고. 거듭된 애정표현도 부족한 듯 "되게 좋아한다"라고도 덧붙여 현장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불한당' 이후 변성현 감독은 어떤 소재도 스타일리시하게 만들어낸다는 평을 자아내왔다. 설경구와 임시완을 내세운 누아르 브로맨스 '불한당'을 시작으로 설경구와 고(故) 이선균의 정치 수싸움과 우정을 그린 '킹메이커', 설경구와 전도연의 킬러 액션을 극적으로 표현해낸 '길복순'까지. 이번엔 설경구와 홍경 그리고 류승범과 야마다 타카유키 등 일본 배우들을 동원한 블랙코미디까지 스타일리시하다는 평을 자아낼 수 있을까. 피사체에 대한 거듭된 애정이 '굿뉴스'에서 드러나길 기대한다. '굿뉴스'는 오는 10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이석우 기자,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