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LAFC)이 미국 무대에서 드디어 리그 ‘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MLS 진출 이후 첫 영예, 그것도 해트트릭으로 찍어낸 확실한 존재감이었다.
메이저리그사커(MLS) 사무국은 19일(한국시간) 2025시즌 정규리그 34라운드 이주의 선수로 손흥민을 발표했다. 기자단 투표(75%)와 팬 투표(25%)를 합산해 단 한 명만 뽑는 자리다. 손흥민은 MLS 주간 베스트11에는 이미 두 차례 이름을 올렸지만, 라운드 MVP는 이번이 처음이다. MLS 데뷔 6경기 만에 거둔 성과라 의미는 더욱 크다.

손흥민은 18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레알 솔트레이크 원정 경기에서 단숨에 3골을 몰아치며 팀의 4-1 완승을 이끌었다. 경기 시작 휘슬과 동시에 발끝은 달아올랐다. 전반 2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패스를 이어받아 단독 돌파를 감행했다. 수비 두 명을 제치고 골키퍼와 맞선 그는 침착하게 왼발로 선제골을 꽂아 넣었다. 이른 시간부터 홈팬들을 침묵시킨 장면이었다.
흥민 매직은 멈추지 않았다. 전반 16분,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시도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파워와 정확도를 겸비한 ‘손흥민표 중거리포’였다. 솔트레이크는 후반 초반 만회골을 넣으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으나, 이날 주인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후반 36분 역습 상황에서 부앙가의 패스를 이어받은 손흥민은 그대로 달려 들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교체 아웃될 때까지 원정 팬들은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이어 부앙가가 직접 추가골을 기록하며 경기는 4-1로 마무리됐다.
축구통계사이트 ‘풋몹’은 손흥민의 활약에 최고 평점인 9.7점을 부여했다. 86분 동안 슈팅 6회, 3골, 패스 성공률 89%(17/19), 박스 안 터치 5회. 기록이 증명하는 압도적인 퍼포먼스였다. 단순히 골만 넣은 게 아니라 공격 전반에 걸쳐 존재감을 뽐냈다.
경기 뒤 손흥민은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MLS에서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게 돼 놀랍다. 기쁘고 감사하다. 첫 골은 티미가, 두 번째는 라이언이, 세 번째는 부앙가가 도와줬다. 수비진도 훌륭했다. 무엇보다 승점 3점을 가져온 것이 가장 기쁘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SANDY, UT - SEPTEMBER 17: Heung Min Son #7 of the Los Angeles Football Club reacts after scoring his second goal against Real Salt Lake during the first half of their game at America First Field on September 17, 2025 in Sandy, Utah. (Photo by Chris Gardner/Getty Images)
손흥민은 직전 산호세 원정에서도 선제골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라운드까지 리그 2경기 연속골을 이어가며 MLS 무대에 적응은 끝났음을 증명했다. 더 나아가 9월 A매치 멕시코전, 미국전 득점까지 포함하면 공식전 4경기 연속골.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골 감각을 다시금 과시하고 있다.
토트넘에서 MLS로 무대를 옮긴 뒤에도 손흥민은 여전히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격언을 증명 중이다. 해트트릭으로 라운드 MVP까지 차지하며, 이제 미국 무대에서도 ‘손세이셔널’의 위력을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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