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정후가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유정후는 지난달 28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상남자’(극본 이해나, 연출 유관모)에서 김지훈 역으로 열연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내 여자친구는 상남자’(이하 내여상)는 하루아침에 꽃미남이 돼버린 여자친구 김지은(아린)과 그런 여자친구를 포기할 수 없는 여친 바라기 박윤재(윤산하)가 펼치는 대환장 로맨스 드라마.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원작은 중국어와 태국어로도 공개돼 국내를 넘은 글로벌 인기를 증명했다. ‘경찰수업’, ‘99억의 여자’, ‘퍼퓸’ 등을 연출한 유관모 감독과 탄탄한 필력을 자랑하는 신예 이해나 작가가 의기투합한 가운데 지난달 28일, 12부작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유정후는 극 중 아린이 맡은 김지은의 ‘생물학적 부캐’ 김지훈 역으로 파격 변신했다. 김지훈은 김지은(아린)이 가족력으로 인해 갑자기 남자로 변하게 된 인물로, 박윤재와 사랑도, 주변과의 관계에서도 대형 위기를 맞는다. ‘배드걸프렌드’, ‘뉴 연애플레이리스트’, ‘청담국제고등학교’, ‘아씨두리안’ 등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아온 유정후는 탄탄한 연기력과 섬세한 표현으로 극의 중심을 잡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내여상’을 통해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유정후는 “연기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많이 성장한 작품”이라며 “이렇게 큰 작품에서 큰 역할을 처음 해보는 만큼 기대치가 높으셨는데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내가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까, 어떻게 잘 만들어야 할까 등 고민을 하며 많이 성장했다. 그리고 연기적으로는 감독님, 동료 배우들과의 소통을 통해 더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전에는 내게 주어지는 대본과 대사만 봤다면, ‘내여상’을 통해 시야가 더 넓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정후가 맡은 김지훈은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유정후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이 역할을 하기에는 너무 부족하지 않나’ 싶었는데 그런 걱정은 잠깐이었다. 오히려 상황을 맞닥뜨리면 내가 해낼 수 있고, 이런 어려운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면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욕심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본체는 김지은이다. 그래서 제 모든 모습을 빼고 모든 베이스가 김지은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린과 많이 소통했고, 밥 먹을 때 어느 손으로 먹는지, 놀랄 때는 어떻게 놀라는지 등 사소한 행동들까지도 물어보면서 아린이 ‘그 친구가 나라면 이렇게 했을 것 같다’ 하면 무조건 그렇게 따르려고 했다”며 “김지은이 김지훈으로 바뀐 초반에 내면은 그냥 김지은 자체라고 생각했다. 바뀐 지 얼마 안됐으니 못 받아들일테니 그때는 아린이 구축한 김지은의 캐릭터를 많이 참고했고, 이후에는 김지은이 김지훈을 받아들여가는 과정이었기에 내가 만들어나갔다. 그때는 감독님과 소통하면서 김지은이 김지훈을 받아들이는 시기에 맞춰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여자에서 남자가 된 역할로 인해 생애 처음으로 네일샵에도 방문하는 등 색다른 경험을 했다는 유정후. 해당 네일샵을 아린의 소개로 가게 됐다고 한 유정후는 “박윤재의 시선에서 봤을 때 김지은과 김지훈이 교차되어 보이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런 장면을 찍을 때 같은 공간, 같은 위치에서 찍는데 교차해서 보니까 아린과 나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다들 둘이 닮았다고 해주셨다. 겉은 다른데 한 인물로 보였다는 걸 모두 알아주셔서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노력의 결과는 호평으로 나타났다. ‘내여상’이 발굴한 보물로 ‘유정후’를 꼽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유정후는 모두가 주목하는 배우가 됐다. 유정후는 “주변에서 유정후라는 사람에 대해 가장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해줄 수 있는 게 어린 시절 친구들이라고 생각하는데, 친구들도 ‘이번 작품에서 뭔가 연기적으로 확 바뀐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주더라. 제가 고민하고 노력한 부분을 공통적으로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다는 점에서 감사하다. 노력을 해도 성과가 안 나오는 경우가 너무 많기도 한데, 성과가 너무 크지 않더라도 모두에게 제 노력과 변화가 느껴졌다는 부분에서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
